스페인의 고립된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를 통해 북아프리카나 중동의 조상이 적은 편이었던 동족혼 공동체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라스 고바스(Las Gobas)는 6세기 중반부터 11세기까지 이베리아 반도에 존재했던 동굴 정착지다. 이 정착지는 이슬람 통치 지역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굴에 새겨진 교회 두 곳과 거주 공간으로 유명하다.
연구원 안데르스 괴티르스트룀(Anders Götherström)과 리카르도 로드리게즈 바렐라(Ricardo Rodríguez Varela)는 스톡홀름 고생물유전학 센터(Centre for Palaeogenetics) 동료들과 함께 라스 고바스에 묻힌 30명 이상의 유해를 분석했다.
지난 8월 28일(이하 현지시간) 사이언스 어드밴스즈(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팀은 41곳 매장지를 발굴하고 개인 유해 39건을 분석했다. 이 팀은 33명의 개인을 유전적으로 식별하여 11명이 여성이고 22명이 남성임을 발견했다. 일부 개인은 폭력의 흔적이 보였으며, 두개골에 칼에 찔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첫번째 단계에서는 혈연 관계와 폭력이 존재했고, Y 염색체에서 비교적 작은 변이가 관찰된 점은 이 유적지가 7세기 군사적 경험이 있는 엘리트 계층과 같은 소수의 부계 내혼 집단에 의해 거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연구의 두 번째 단계에서는 더 많은 친족 관계가 발견되었고 칼에 찔린 상처의 흔적이 없어 이 유적지가 시골 농장 묘지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연구자들은 여전히 두 단계 사이에 유전적 연속성을 발견했는데, 이는 내혼이 여전히 행해졌음을 나타낸다.
연구자들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도시 중심지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라스 고바스의 지리적 위치가 이 지역 사회의 고립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라스 고바스의 일부 개인들 사이에서 관찰된 높은 수준의 근친상간은 내혼의 문화적 관행을 나타내며, 이는 이웃 지역 사회의 유전자 흐름을 제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지역적 고립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랍인과 북아프리카인의 유전자 흐름이 더 광범위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스톡홀름 대학에 보낸 연구에 대한 성명에서 연구원 바렐라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동체가 적어도 5세기 동안 비교적 고립된 상태를 유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자들은 이베리아 반도의 다른 중세 주민들과 비교했을 때 북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사람들과의 혼혈 수준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바렐라는 연구에서 이슬람이 이베리아를 정복한 후 그러한 조상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우마이야 칼리파국의 이베리아 반도 정복(서기 711년~726년)은 이베리아 대부분 지역에 뚜렷한 유전적 영향을 미쳤다”고 묘사한 바 있다.
라스 고바스의 유전학 외에도 이 연구는 중세 시대의 천연두 확산을 평가했다. 연구자들은 여러 병원체를 분석하여 공동체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이 박테리아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괴터스트롬은 연구 결과에 대해 “고고유전학 조사를 통해 이 그룹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지 놀랍다”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