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이 각종 변수로 인해 완공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 그리고 최근 발생한 노동자 손해배상 소송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공사 속도가 더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부 언론은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이 당초 계획했던 2026년까지 첨단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시에 약 440억 달러(약 60조 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두 곳과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또한, 이 사업을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약 64억 달러(8조 8천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보조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테일러 1공장은 지난 2022년 상반기에 착공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공사 진행률은 59.7%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공사 원자재비 상승과 인건비 증가로 인해 완공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테일러 1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사 지연 속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테일러 1공장에서 계획했던 4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을 2나노 공정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예정이었던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을 조건으로 미국 정부와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약속받았으나, 아직 실질적인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같은 시기 대만 TSMC는 일부 보조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미지급 상태다.
더욱이 최근에는 테일러 공장 건설에 참여한 한 노동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1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노동자는 지난달 지게차에서 떨어진 덕트 구조물에 깔려 큰 부상을 입었으며, 삼성전자가 위험을 알고 있었음에도 교육이나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며 정신적 고통 및 치료비 명목으로 배상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이 사건에 대해 "해당 근로자는 테일러 공장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하청업체 소속"이라며, "현재 상황을 검토 중이며, 건강 회복을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테일러 공장은 전문 인력 확보 문제로도 난항을 겪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내 반도체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삼성전자는 물론 TSMC와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 간의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건설 지연 이유로 숙련된 노동자 부족을 지적한 바 있어,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 역시 인력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