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1일 현재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엔데믹화 과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충북 청주 오송읍 질병관리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여름철 유행은 다시 거리두기를 하거나 위기 단계를 올리면서 대응해야 하는 수준이 아니며, 현행 의료체계 내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병원급 220개소의 표본 감시 입원환자 수는 1366명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름철 유행은 예년 정점 수준과 비슷한 규모로 이달 말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 청장은 "다음 주 정도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실제 발생 규모는 예상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유행의 원인으로는 지난겨울 상대적으로 낮았던 예방 접종률, 새롭게 출현한 KP.3 변이의 점유율 상승,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환기 부족,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의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하기 위해 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대비해 중증도에 따라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 대응체계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분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과거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운영됐던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환자 입원을 위한 협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중환자 발생 상황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에 공동 대응 상황실을 설치해 중환자 발생 모니터링 및 병상 확보·조정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안정적인 치료제와 진단키트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예비비 3268억원을 투입해 26만명분에 달하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추가 확보했으며, 자가검사키트 생산량도 대폭 늘렸다. 또한, JN.1 등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신규 코로나19 JN.1 백신을 도입해 10월부터 2024~2025절기 예방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영미 청장은 "향후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와 같은 상시 감염병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정부도 코로나19 유행 기간 감염병 특성과 유행 양상 등 여건에 따라 대응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 여름철 유행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정부는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진입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고위험군 보호와 의료체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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