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통일학회 제35차 정기학술심포지엄 및 제2회 목회자를 위한 통일학술대회 개최
기독교통일학회 제35차 정기학술심포지엄 및 제2회 목회자를 위한 통일학술대회 참석자 단체 사진. ©기독교통일학회 제공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최현범 박사)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영복교회(담임 여현구 목사)에서 ‘통일과 공공신학, 교회현장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제35차 정기학술심포지엄 및 제2회 목회자를 위한 통일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한국교회에 신앙의 공공성·공공신학 관심 증가… 두 가지 원인

이날 기조발제에서 최현범 박사(총신대)는 ‘공공성의 도전 앞에선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 박사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신앙의 공공성, 공공신학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로는 교회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라며 “우리 사회는 과거 정보가 통제되었던 권위주의 사회에서 민주화의 과정을 통해 언론의 자유와 사회적인 비판력이 신장 되었고, IT산업의 빠른 발전 가운데 정보의 초연결사회로 탈바꿈했다”고 했다.

이어 “다른 한편 이런 사회의 변화 가운데서도 여전히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회들이 공적영역에서 많은 불미스러운 일을 드러내면서 지탄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더 나아가 이것이 교회 내에서조차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특별히 공공신학에 관심을 두는 목회자는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런 신앙의 공공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교회 내에서 통일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것이 쉽지 않다”며 “왜냐하면 통일이야말로 정치, 경제, 국제관계, 이념, 평화, 역사 등 공적영역에서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들을 담고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남북분단 이후 80년간 개신교회는 그 어떤 사회집단보다도 통일에 관심을 두고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며 “그러나 많은 교회나 통일 단체에 형성된 통일에 대한 담론은 한편으로는 주로 북한 선교, 통일 후 교회 세우기, 탈북 사역 등에 치우치면서 통일에 내재된 공적인 문제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더불어 “반공이라는 정치적 이념이 신앙화된 가운데 북한 정권의 붕괴나 자본주의 체제로의 흡수통일 등 보수 내지는 극우 정치권의 주장이 당연시되고 보편화되어왔다”며 “그 결과 개신교회는 한반도가 처한 국제 사회적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지 못하면서 장기적인 통일 프로세스, 남북 간 신뢰 회복, 한반도 평화와 같은 성격의 담론은 가장 다루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그러므로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통일 문제에 접근하지 않고는 올바른 기독교 통일을 논할 수 없다”고 했다.

◇ 공공신학의 두 가지 관점

최 박사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세워진 교회는 본질에서부터 공적인 성격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대표적인 공공신학자로 거론되는 맥스 스택하우스는 기독교 신학이 ‘공적’으로 불릴 수 있는 근거로, 기독교인은 비합리적이거나 비밀스러운 사교 집단이 아니고 모두에게 이해될 수 있고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들었다. 그러므로 이런 신학은 당연히 공적인 삶의 구조와 정책으로 인도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공신학을 두 가지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첫째로 다른 보편적인 학문 영역에서 함께 토론하고 설명할 수 있는 학문으로서의 신학을 말한다”며 “둘째로 공공신학은 공적인 삶의 구조가 신앙과 신학의 중요한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목회자, 신앙의 공공성 가르치며 사회학적 상상력 키워가야

그는 “우리는 교회에서 신앙이 왜 개인과 가정,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야 하는가를 계속 가르쳐야 한다”며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신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일 뿐 아니라 세상의 주가 되심을 선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여전히 신앙을 사적인 영역으로 간주하는 교인들이 공적영역에 관한 관심과 이해와 책임을 갖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가 직면한 더 큰 문제는 과거의 독일교회이나 오늘날의 미국교회와 같은 왜곡된 정치화의 현상이다. 교회 안에서 정치에 관한 관심이 점증하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적영역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강조하는 단계에만 머무를 수 없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복잡한 사회구조적인 영역에서 어떻게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월리스는 이를 잘 지적했다. ‘진짜 이슈는 신앙을 정치에 적용하는 일이 필요한가?’가 아니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것은 단순히 공적인 영역에서의 신앙적인 책임을 일깨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며 “이를 위해 교회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이제부터라도 목회자는 신앙의 공공성을 가르치면서 사회학적 상상력을 키워가야 한다. 정치적인 언어 이전에 성경적인 언어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사회이론이 아니라, 복음의 가르침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복음, 칭의와 공의의 복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인들 속에 통전적인 눈을 갖게 하고 공공의 영역에 대해 바르게 분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양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주님의 교회를 무분별한 정치화로부터 보호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건강한 교회로 세워가는 길일 것”이라고 했다.

◇ 정의로운 교회란?

이어 ‘정의로운 교회’라는 주제로 첫 번째 주제발제를 한 박윤성 목사(익산 기쁨의교회)는 “세상이 교회를 비방하는 이유가 있다”며 “자기가 교회로부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며, 교인들의 부조리한 모습, 불공정하며 부정직한 모습 때문 이기도하다.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이 뭐 그래?’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 그 이유는 크리스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믿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보면 이해가 되는 말이다. 자기들은 그렇게 살지 못하지만,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잘 살아주기를 원한다”며 “세상은 교회로부터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다. 교회만이라도 정의롭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강조하시는 정의란 고아와 과부, 그리고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는 것”이라며 “사회적인 약자를 배려해 주는 것이 하나님의 정의다. 하나님이 강조하신 성경의 정의를 베푸는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정의를 회복하면 교회는 다시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게 될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교회는 하나님의 정의를 구현하는 교회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교회는 세상에서도 매력적인 교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교회가 나눔의 정신을 회복하라고 주님은 말씀하신다”며 “기쁨의교회는 초대형교회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한결같이 섬기는 교회이며 복음 전파와 사회적 약자를 섬기기 위해 고민하는 교회다. ‘세상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여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들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교회’라는 목회철학을 가지고 작은 일들이지만, 함께 나눔으로 세상을 섬기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쁨의하우스(미혼모 시설) 운영, 주는 재난지원금, 크리스마스 이웃 선물, 장학금 주는 교회, 사랑을 나누는 미니어처교회 등 교회 사례들을 소개했다.

◇ 성경적 통일 가치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 이 시대의 교회가 담당해야 할 몫

이어 두 번째로 ‘교회의 통일성이 갖는 통일목회적 함의’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수봉 박사(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는 “교회의 하나 됨에 대해 탐구하려는 것은 근대 이후 교회론이 개인화되면서 하나 됨의 중요성을 상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성도 개인의 판단이 중요해지면서 신앙이 파편화되고, 공동체성이 약화되었다. 물론 교회의 권위주의가 무너진 것은 일부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교회가 위계적으로 성도들 위해 군림하면서 교회론을 훼손한 면이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개인화는 교회 공동체만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도 훼손하고, 하나님을 도구화하는 데까지 나가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또한 “한국교회의 통일선교가 한반도의 통일담론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선교하면 통일이 되고, 기도하면 통일이 된다는 말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통일담론이 필요하다. 교회의 통일성에는 통일담론을 이끌 중요한 가치들이 많이 있다. 통일 시대의 교회는 이런 통일 가치들을 발굴하고 보급해야할 사명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성도들이 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들의 삶을 성경적 통일담론으로 이끌어줄 필요가 있다”며 “이 작업은 일부 전문가들만의 몫은 아니다. 성도들의 삶이 있는 곳에는 목회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통일목회로 성경적 통일담론을 형성하고, 성경적 통일 가치를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은 이 시대의 교회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 교회, 어떻게 통일 담론을 활성화와 평화 통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할 수 있는가?

이어 마지막 세 번째로 ‘현대 한국 사회 속 통일담론 재형성을 위한 ‘교회의 공공신학적 자세’에 관한 연구’ 주제로 발제한 김민석 박사(백석대)는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감소하는 현 상황에서, 교회가 어떻게 통일 담론을 활성화하고 평화 통일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가”라며 “첫째로 교회는 공공신학적 성경 읽기를 통해 통일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근거를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교회는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선포하고 실천해야 하며, 셋째로 교회는 통일과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하고, 넷째로 교회는 통일을 위한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하며, 다섯째로 교회는 통일 교육의 장으로서 기능해야 하고, 마지막 여섯째로 교회는 통일 담론에 있어 간학문적 접근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들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며 “먼저, 교회 내부의 통일에 대한 인식 차이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수와 진보로 나뉜 교회의 입장 차이를 좁히고, 통일에 대한 공통된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교회의 통일 담론이 자칫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거나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교회는 복음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포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 교회는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통일 담론을 재형성하고 실천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이 땅에 구현하는 거룩한 사명이다. 교회가 이러한 소명을 충실히 수행할 때, 한반도의 평화 통일은 더 이상 멀고 희미한 꿈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행사는 조별토론, 최현범 박사가 진행한 종합토론 순서로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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