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헌제 박사(교회법학회장, 중앙대 명예교수, 대학교회 목사)가 4일 “예수님의 족보에 담긴 구속사”(마 1:1~17, 눅 3:23)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서 박사는 “모세는 가나안 입성을 앞둔 제2세대들에게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라는 유언을 남겼다(신 32:7)”며 “‘옛날’이 과거의 시간 속에 이루어진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가리킨다면, ‘역대의 연대’는 그 구원역사 속에서 각 세대별로 하나님이 역사하신 구체적인 구속사적 경륜을 가리킨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각 세대의 구속사적 경륜을 가장 핵심적으로 압축하여 기록한 것이 ‘족보’”라며 “그러므로 ‘족보’를 깊이 생각하면 하나님의 구원 섭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구약성경의 구속사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요약하고 있는 것이 마태복음 1장과 누가복음 3장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라고 했다.
그는 “마태복음의 예수님 족보는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14대, 다윗부터 바벨론 포로까지 14대, 그리고 바벨론 이주부터 예수까지 14대, 총 42대의 족보를 내림차순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이에 비해 누가복음은 예수로부터 인류 시조 아담까지 총 75대를 오름차순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족보에 등장하는 인물도 서로 다르다. 동일한 예수그리스도의 족보가 복음서에 따라 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차이를 들어 성경의 대표적 오류로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성경은 역사적 사실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역사책이 아니다. 성경은 유구한 인간 역사 가운데 하나님이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어떻게 인간 세계에 개입하시고 이끌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구속사”라며 “당연히 성경 저자의 신학과 관점에 따라 역사적 사실의 취사선택이 달라진다. 동일한 예수님의 족보를 마태와 누가가 서로 달리 기록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 박사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족보를 비교해 보면,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는 동일하지만 다윗 이후에는 전혀 다른 인물들이 등장한다”며 “마태복음은 다윗의 넷째 아들 솔로몬왕의 계보를 이어가고 누가복음은 다윗의 셋째 아들 나단의 계보를 이어가다가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에 이르러 합쳐진다. 많은 정통 성경학자들은 마태복음은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의 부계혈통을, 누가복음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모계혈통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마태복음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그리스도의 계보로 시작한다(마 1:1)”며 “이어지는 족보는 만복의 근원이 될 것이라는 아브라함에 대한 언약, 영원한 왕국으로 세우시겠다는 다윗에 대한 언약의 성취로 예수님이 오신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바벨론 침공으로 세속적 왕권은 끝이 났지만 예수님은 영원히 망하지 아니할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 오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복음은 아브라함을 뛰어넘어 인류 시조 아담까지를 기록함으로서 이스라엘만이 아닌 온 인류의 구속자로 오신 두 번째 아담 예수님을 소개한다(롬 5:14)”며 “누가복음이 마리아의 혈통으로 예수님의 족보를 기록한 이유는 ‘여자의 후손’으로 오실 이가 마귀의 권세를 누르고 구원을 이루실 것이라는 하나님의 최초 언약(창 3:15)이 성취됨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마태의 족보와 누가의 족보를 바라보며 다윗의 후손인 요셉과 마리아의 만남을 준비한 하나님의 예정에 놀랄 수밖에 없다”며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창세 전부터 예수님을 준비하였고 쉬지 않고 그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였다.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 영원한 왕으로 오신 예수님, 여자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님을 맞이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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