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생활 방식이 다르다. 각자 소유하려는 욕망도 다르다. 그리고 무엇을 위하여 살려하는 목적도 다르다. 자신의 허물과 실수투성이를 속죄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은 내가 잘 못 살아 왔다는 반증이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며 성숙해지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젊음으로 혈기왕성했던 시절, 환경적인 힘이 있던 그 때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행동들을 후회한다.
80대인 김씨 영감님은 가정을 이루고 아들, 딸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부부의 사랑에 자녀들은 누구보다 자신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했으며 친구 관계도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그가 술 마시는 날이 잦아지기 시작하였다. 해가 바뀌어 갈수록 중독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면서 급기야 최악의 지경까지 이르렀다.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는 가족들의 절박한 요구에 그는 할 수 없이 집을 나와 홀로 살게 되었다.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노숙생활로 힘겹게 살고 있었다. 먹는 것이 부실한 가운데서도 계속적인 음주 때문에 육체적인 질병까지 들어 홀로 견디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는 동사무소와 지역사회 사람들의 도움으로 쉼터까지 오게 되었다.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에 늦게라도 용서를 구하기 위해 간절하게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아내와 자녀들은 그를 거부하였다. 그는 끝내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만나게 된 슬픈 사연은 이 시대의 자아상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또 다른 70대 박씨 어르신은 위의 사연과는 반대의 아픈 생활을 하다가 쉼터로 들어 왔다. 가족들은 박씨 어르신을 만나길 원하지만 정작 본인이 만나기를 거부하면서 마지막 생을 달리 하셨던 사례이다. 가족들에게 너무나 미안해했던 그는 끝내 마지막 인사까지도 거부하며 홀로 세상을 작별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여전히 누군가는 가족들 때문에 힘들어 하여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잊지 못하는 상처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비극인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욕심을 절제하고 유흥과 쾌락에서 빠르게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반드시 이 어두운 터널에서 탈출해야만 한다. 나로 인해 나의 가족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정은 너무나 소중하다. 부부와 자녀들이 지지와 사랑 안에서 건강한 가정을 가꾸는 것은 중요하다.
오늘은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쉼터에서 예수 그리스도 생명의 말씀을 선포했다. 과거의 다양한 아픔과 사건으로 인하여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으로 보듬고 내일을 향한 행복의 메시지로 소망을 찾는 시간들이었다.
그곳은 노숙인, 출소인, 장애인, 노인 등 우리의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자 38년 전에 설립된 자활 시설 공동체이다. 쉼터 가족들에게 재활교육을 통하여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며 천국의 소망과 비전을 깨닫게 하는 귀한 곳이다.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지는 그들과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절벽이라고 할 만큼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가족이라는 가치가 더욱 귀해진다. 우리 사회가 근간을 이루는 가족을 더 귀히 여기어야겠다. 자신의 실수로 가정을 훼손하고 말년에 홀로 세상을 떠나야만 하는 슬픈 현실은 없어야 하겠다. 물론 우리사회에는 끈끈한 사랑으로 행복한 가정들이 많다. 그런데 물질과 명예 그리고 소유가 많다고 해서 가족들이 행복한 것이 아니다. 물론 가진 것이 많다면 삶은 풍족해질 것이다. 그러나 가정 안에 폭력과 돌이킬 수 없는 허물과 실수가 계속적으로 쌓인다면 가족의 평화는 깨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곰팡이처럼 음지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웃들을 찾아 보듬어 주고 심신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의지를 가지고 돌아보자. 그리고 소중한 가족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사랑을 나타내자. 가족들이야말로 인생 마지막까지 함께 할 동반자임을 기억하면서 멋진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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