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품백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에 대해 비공개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21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피고발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전날인 20일 소환해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검찰 측은 "협의 결과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당청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사 대상이나 장소 선정 이유, 두 사안을 함께 조사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수사 내용이라는 이유로 상세한 설명을 피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김건희 여사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여 사실 그대로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조사는 20일 오후 1시 30분경부터 시작되어 다음 날 새벽 1시 20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두 사건에 대한 조사 시간은 비슷하게 배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관련 사건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반부패2부(부장검사 최재훈)에서 담당하고 있다. 검찰이 이 두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대면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주식 시장에서 활동하던 이종호씨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이다. 김 여사는 이 주가조작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여사는 2020년 4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모친 최은순씨와 함께 고발된 바 있으며, 이후 검찰은 총 2차례에 걸쳐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한 답변은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비공개 대면조사에서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들과의 관계, 김 여사의 계좌가 거래에 쓰인 내역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명품백 수수 사건은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백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명품백을 선물한 최 목사와 직접 명품백을 구매해 최 목사에게 건넨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측은 이를 부정한 청탁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은 해당 가방의 포장을 뜯지도 않았으며, 받은 후 곧장 돌려주라는 취지로 직원에게 지시했으나 담당 직원이 실수로 돌려주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공직자의 아내, 특히 대통령의 아내인 영부인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사항이 없기 때문에 범죄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이전에 공문을 통해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 목사로부터 인사 관련 청탁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김건희 여사의 검찰 조사와 관련, 대검찰청은 조사 시점 등에 대해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 관계자는 21일 "어제 조사 과정에 대해서 조사가 끝나가는 늦은 시각에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검으로 사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을 비롯해 대검 간부 중 누구도 이 사건 조사와 관련해 사전에 보고받은 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 총장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는 등 수사 의지를 드러내면서 공개 소환 조사 가능성이 전망된 바 있는데, 이번 사후 보고를 두고 '총장 패싱'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때문에 대검 관계자는 "검찰총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깊이 고심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이 총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의 경우 지휘 선상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 총장은 "직접 지휘하지 않아도 중앙 수사팀에서 원칙대로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처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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