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권이 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해 가산금리 인상에 나섰으나, 시장금리 하락으로 그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주기형) 금리는 연 2.89~5.64%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이달 초 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가산금리를 0.05~0.2%포인트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그 효과가 상쇄된 결과다.
국민은행의 경우, 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으나 실제 금리 하단은 3.06%로, 인상 전 3.00%에서 0.0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신한은행도 전날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05%포인트 올렸으나, 금리 하단은 2.91%에서 2.89%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금융채 금리의 하락세에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기준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3.347%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 대비 0.04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2%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16일부터 낮아졌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6~6.554%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6~5.16%, 우리은행은 연 4.69~5.89%로 전날보다 코픽스 변동폭만큼 하락했다.
은행권에서는 시장금리 하락 상황에서 가산금리 조정을 통한 대출 증가세 억제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추가로 가산금리를 올릴 수도 있겠지만 대출 증가세를 금리 인상으로 잠재울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대출 한도를 비롯해 더 강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가계대출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8조5723억원, 주담대 잔액은 552조1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증가폭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7월 들어서도 11일까지 약 열흘 만에 1조8738억원이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과 맞물려 그 효과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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