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교수의 약 30%가 정부의 의료 정책 변화를 촉구하며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병원 운영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환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석균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외래 진료 교수의 약 30%가 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암병원의 경우, 평소 목요일 오전에 운영되던 36개 진료실 중 23개만이 가동되었다.
병원 측은 일부 교수들의 불참 사유를 학회 참석과 국내 연수 등으로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휴진의 영향으로 보인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내과 외래 진료실도 14곳 중 3곳만 운영되는 등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진료 지연과 수술 일정 연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양태봉(64) 씨는 "수술 날짜가 멀어질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으며, 정기 검진차 방문한 원모(68) 씨는 "휴진으로 진료가 지연돼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의사들의 휴진으로 인한 공백을 간호사들이 메우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간호사는 "의료진 이탈로 수술 건수가 줄었지만, 진료지원 간호사로 수술실 인력을 충원해 오히려 지난 2월 의사 파업 때보다 수술 건수가 늘었다"고 전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일반 환자의 외래진료와 비응급 수술·시술 등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나,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 업무는 유지하고 있다.
한편,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거나 유예한 상태다.
이번 휴진 사태로 인해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와 환자들의 불안감 증대, 그리고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 증가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 간의 원만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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