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실종자를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실종자를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 ⓒ뉴시스

화성시 소재 리튬 배터리 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안전 미비와 불법 고용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2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 6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특히 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외국인 근로자로, 17명이 중국인, 1명이 라오스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화재 원인은 아직 규명 중이나, 사망자 대다수가 출입구가 아닌 반대편 공장 내부에서 발견되면서 기본적인 사업장 내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안전보건표지를 해당 근로자의 모국어로 작성해 부착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 사고 이틀 전에도 아리셀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나, 적절한 안전장비 설치와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 여부가 수사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리셀 측은 "안전교육도 충분히 했고, (리튬)보관 상태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오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인 아리셀에서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던 모습. ⓒ뉴시스
지난 25일 오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인 아리셀에서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던 모습. ⓒ뉴시스

한편, 이번 사고로 불법 파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직원은 총 103명이며 정직원이 50명, 외래근로자가 53명"이라고 밝혔는데, 현행법상 제조업체는 파견근로자 사용이 제한되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표는 일용직 노동자들과 도급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지만, 인력을 공급한 메이셀 측은 이를 부인해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 인력공급업체 메이셀이 고용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인력을 공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메이셀 관계자는 "허가 준비 중에 사건이 터졌다"며 사실상 이를 시인했다.

희생된 외국인 근로자들의 체류 자격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재외동포(F-4), 방문취업(H-2), 영주(F-5), 결혼이민(F-6) 자격으로 일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일부 비자의 경우 특정 업종에만 고용이 제한되어 있어 불법 고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민길수 중부고용노동청장은 "그동안 문제가 돼서 지속적으로 없애나가도록 노력해왔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을 더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실태와 산업 현장의 안전 관리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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