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내 최고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가 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6.25 전쟁 참전용사 7명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태극기가 우리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큰 용기를 준 상징물"이라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높이로 광화문광장에 세우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최고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는 구리·남양주 지역에 있는 70~80m 높이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가 계획 중인 게양대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이 연간 2000만 명이 방문하는 상징 공간이 됐다"며 "여기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만들어 6·25 참전 용사를 비롯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영혼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새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게양대 높이가 더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인근 외교부 청사가 92m라서 100m로 했다"면서도 "경복궁이나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을 가릴 수 있어 설계 과정에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2023년 서울시와 국토부 국가건축위원회가 MOU를 맺어 추진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이를 시작으로 광화문 관련 국가상징시설을 여러 가지 더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2022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85%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조사는 태극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묻는 것이었으며, 초대형 게양대 설치에 대한 찬반을 직접적으로 묻지는 않았다.
한편, 이번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시민이 주도해야 할 광장을 관이 장악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거 2015년에도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를 상시 게양하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으나, 당시 故 박원순 전 시장이 있던 때로,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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