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 사업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역 주도로 공교육을 통해 사교육 수요를 대체하려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우열반 부활 우려도 나오고 있다.

16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다음 달부터 교육발전특구 선도지역 내에서 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사업 육성계획을 지역에 안내하고, 이달 말까지 사업 참여 지역·학교의 운영계획을 받는다. 이어 다음 달 중 컨설팅을 통해 당초 구상이 제대로 반영되는지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정부가 특정 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시도교육청과 지자체, 지역 대학 등이 자발적으로 사교육 수요를 대체할 프로그램을 만들게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가 27조원에 달한 데 따른 대책이다.

사업 참여가 가능한 선도지역은 광역시도 6곳(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제주)과 기초 지자체 단독형 9곳, 광역지자체 지정 기초지자체 특구 4곳 등 총 19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특정 학교나 학년, 읍·면·동 등을 골라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를 육성한다. 선정되면 3년간 평균 5억원의 특별교부금을 받고 지방비, 규제특례 혜택도 있다.

반면 목표치에 미달하면 지원금이 중단될 수 있다. 사교육 경감과 학부모·학생 만족도 등 구체적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교육부는 에듀테크, 초등 늘봄학교, 방과후 학습, 멘토링 등 예시 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지역 상황에 맞게 재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학력 증진 내지는 명문대 합격률 같은 경쟁을 부추기고 비교육적이라는 논란을 살 수 있는 목표에 과도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경원 사걱세 정책실장은 "(이 사업의) 관건은 내용 면에서는 지역 차원의 우열반 여부, 선정 절차 면에서는 교육부 컨설팅"이라며 "(지역에서) 교육적으로 부적절한 내용을 신청할 경우 교육부 컨설팅 과정에서 얼마나 조정 및 보완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업이 사교육 경감 효과를 거둘지도 미지수다.

교육계에서는 당장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의대 모집인원이 전년 대비 약 1500명 늘어났고 무전공 및 첨단분야 증원 등이 맞물리며 혼란이 크다는 우려가 있다.

송 실장은 "수험생과 학부모는 불안해 학원 마케팅으로 향할지 모른다"며 "의미 있는 대입정보 제공과 초등 의대반 실태점검을 사교육 부담 없는 지역·학교 사업에서 추진하면 좋겠지만 그럴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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