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은 30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민주화 운동가 14명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2021년 2월 국가전복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콩 47' 중 일부에 대한 첫 재판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47명의 민주화 운동가 중 31명은 기소 과정에서 유죄를 인정했으며, 이번 재판에서는 무죄를 주장한 16명에 대한 판결만 내려졌다. 그 결과, '장발의 혁명가'로 알려진 렁궉훙 등 14명은 유죄를 받았고, 로렌스 라우 등 2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홍콩 47'의 구속 기소는 2020년 중국 당국이 제정한 국가보안법 도입 이래 최대 규모의 탄압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중 여성은 8명, 남성은 39명이다.
◈국가보안법 도입 이후 홍콩의 변화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은 한해 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이루어졌다. 중국 당국은 사회 안정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보장받은 홍콩이 자율성과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비판한다.
홍콩 검찰은 47명이 2020년 홍콩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를 뽑기 위한 비공식 '예비 선거'를 진행해 중국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또한, 이들이 무차별 예산 거부에 필요한 입법 과반수를 확보해 홍콩 정부를 마비시키려 했다는 혐의도 적용되었다.
◈유죄 판결의 파급 효과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최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AP 통신은 청년활동가 조슈아 웡과 클라우디아 모 전 의원 등 유죄를 인정한 31명은 더 짧은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은 '항인치항(港人治港)' 원칙에 따라 50년간 '외교 군사'를 제외한 분야에서 자치권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홍콩 당국은 국가안보 유지를 명목으로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고, 많은 민주화 활동가들을 체포하거나 추방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십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해산되었다.
◈재판을 지켜보는 홍콩 시민들
판결이 내려진 법원 앞에는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재판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피고인 중 한 명의 친구인 사회복지사 스탠리 창은 "새벽 4시에 현장에 도착했다"며 "달리 지지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은 보복이 두려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홍콩인들은 아직 여기에 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며 지지를 보냈다.
이번 판결은 홍콩의 자유와 자율성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홍콩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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