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저출산 위기 속에서 정부가 마침내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부총리급의 총괄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저출산 문제가 이제 더는 외면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임을 인식한 결과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저출생이 국가적 위기라서 우리가 가진 자원을 모두 투입하겠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하고 논의할 것도 있지만 취지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신규 재정 투입에는 부담이 크다. 세수 여력이 녹록치 않은 데다 건전재정 기조 유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 부총리는 "재정투입도 중요하지만 기존 지원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덜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존 지원을 평가해 더 필요하다면 순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조세정책도 가족친화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조세정책을 제시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오종현 실장은 "소득세 기본공제 확대와 부부 또는 가구 단위 과세를 허용하면 출산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과거와 달리 재정지출 중심이 아닌 구조개혁과 국민 인식 변화를 동반한 균형 잡힌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대책 마련 과정에서 재정의 쓰임새와 구조개혁, 국민 행태 변화 등을 함께 논의해 균형 잡힌 대책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이 일에 대해 "범부처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 밝히고, "재정 투입뿐 아니라 제도 개혁과 국민 의식 제고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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