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ACTS 목회연구소 세미나가 ‘살리는 신학 살아있는 목회’라는 주제로 30일 경기도 양평 아신대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조정민 목사(베이직교회 담임)가 ‘설교 원고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언제는 요한일서 5장 1-5절을 설교하지 않고 성도들에게 함께 봉독하자고 권유한 적도 있다. 그랬더니 성도 3분의 2 이상이 울었다”며 “설교자의 설교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 본문이다. 설교자는 성도들이 예수님과 접속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란 그분의 메시지가 인격으로 체화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는다”며 “설교자의 메시지와 그 사람의 인격이 하나 돼야 설교가 성립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교자 안에 불이 없으면 여러 설교 이론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설교자는 날마다 살아있는지를 스스로에 되물어야 한다”며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매일 16시간 동안 피아노와 씨름을 해서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교습받은지 10년 만에 세계적인 피아노 콩쿨에서 1위를 했다고 한다. 이처럼 설교자도 그만큼 성경과 씨름한다면 왜 하나님이 그를 통해서 풍성한 목회의 열매를 안 주시겠는가”라고 했다.
조 목사는 “설교자는 매일 성도들에게 말씀을 공급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목회는 설교에만 집중하면 된다”며 “저도 아침예배·주일예배 설교 준비가 사역의 전부”라고 했다.
그는 “가정교회로 시작했던 베이직교회가 현재는 1,300명까지 모인다. 그러나 장소가 비좁은 탓에 지금도 주일날엔 사람들이 문밖에서 듣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우리 교회는 그럼에도 20~40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인다. 왜냐면 이들에게 봉사를 시키지 않아서”라고 했다.
조정민 목사는 “우리 교회는 성경 말씀을 성도들에게 공급하는 데 집중한다. 여전히 이 시대가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암 8:11)는 말씀의 상황과 같다”며 “때문에 설교는 어떤 사역보다 더 중요한 생명과도 같다”고 했다.
특히 “예수님은 종교가 아니라 생명이다. 이 때문에 설교자는 항상 불이 꺼지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성령 충만한 성도들을 만들겠는가. 말씀이 그들로 하여금 생명을 잉태하게 해야 한다”며 “담임 목회자는 매일 아침예배를 인도해야 한다. 성도들 입장에서 주일예배만큼 아침예배도 중요하다. 해뜨기 전 만나를 거두게 하신 주님의 섭리처럼, 매일 아침 성도들에게 만나의 양식을 공급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없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시대를 거쳐 우리 베이직교회는 유튜브 사역이 더욱 유용해졌다. 우리 교회는 최대 수용인원 200명이다. 그러나 아침예배를 송출하는 유튜브 영상은 동시접속자만 약 6,000명이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교회를 건축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겠는가”라며 “베이직교회는 건물보다 생명의 양식을 공급하는 데만 집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교는 마중물이다. 설교의 최종적 목적은 여러분이 성도들을 말씀과 성경의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라며 “교회 성도 중 한 자매는 내게 심각한 고민을 말하자 저는 ‘심방 하러 갈까’라고 물었는데, 그때 자매는 ‘목사님 없어도 돼요, 저는 주님 말씀이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며 “그것이 설교에만 전념한 목회의 열매이기도 하다. 더 이상 성도가 목사 등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설교자는 예수님이 자신에게 맡겨주신 양떼들을 말씀으로 먹이는 책임이 있다. 예수님이 양들을 너무 소중히 여기신다는 것을 안다면, 설교자에게 설교란 주님의 양인 성도를 먹이고 사랑하는 길이기도 하다”며 “아울러 내가 부교역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성도들을 사랑하는 것도 거짓이고, 자녀와 아내를 사랑하지 못하면 성도들을 사랑할 수 없다. 사랑할 수 없는데 어떻게 설교를 통해 설교자가 성도들에게 ‘사랑하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에게 사랑이 흐르고 넘쳐, 사랑하기 때문에 설교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이 지나간 흔적대로 말하고 살며 설교해야 한다. 남보다 많은 말씀을 알고 읽었기에 설교한 대로 살 수가 없는 직업이 목회자”라며 “그래서 우리의 인격이 말씀에 붙들리지 않으면 목회 여정을 완수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우리 목회자에겐 읽고 설교한 만큼 살고자 하려는 믿음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며 “예수님은 사랑이자 생명이셨기에 그분의 메시지가 전인격적으로 전해졌다. 당대 수많은 랍비와 가말리엘 문하생들도 많았으나 이스라엘 회중들이 예수님 말씀에 감동한 것도 예수님의 삶과 메시지가 일치됐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조정민 목사는 “설교는 내 생각이 첨가되면 안 된다. 인문학적 배경이나 독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 읽기”라며 “홍정길 목사는 설교 준비에 앞서 본문을 50번 정도 읽는다고 했다. 본문에 우선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본문에 없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설교에 우리가 매료되는 것도 단어 하나로 설교 한편을 풀어내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본문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예화 찾기에 큰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조 목사는 “특히 모든 설교는 전도적 설교여야 한다. 누구나 구원에 이르게 하는 설교를 전달하지 않다면 설교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의 메시지는 오직 한 길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설교는 전도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교는 깊은 기도 속에서 완성된다. 설교를 단상에 오르기까지 고치지만, 단상에 일단 오르자마자 성령께 맡긴다. 성령이 나를 통해 사용하시도록 내어드린다”며 “온전히 성령께 맡겨드린다는 느낌이 들도록 설교해야 내가 설교를 ‘잘 했다’, ‘잘못 했다’라는 평가도 지워질 것이다. 이를 위해선 단상에 오를 때 원고를 내려놓고 설교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는 설교 원고를 완벽히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라는 것”이라며 “설교 메시지를 통해 청중들이 은혜받는 것이 중요하지, 내 설교 원고의 탁월함에 매몰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설교 준비에 최선을 다하되, 다만 주님은 나보다 더 열심히 그 예배를 위해 준비하신다”고 했다.
특히 “내 목적이 회중 90% 이상이 설교에서 은혜를 받는 것이어도, 성령의 목적이 회중 가운데 단 1명이라도 은혜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면, 설교에선 내 목적보다 성령의 목적이 달성되도록 언제나 자신을 비우고 성령께 내어드리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내가 쓴 설교에 스스로가 얼마나 순종하고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설교 준비도 내가 은혜받은 만큼, 회중들도 은혜를 받는다. 주기철, 손양원 목사가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그분들이 쓴 설교대로 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라며 “설교는 피를 쏟는 고통이지만 그 결과에 대해선 자유로워져야 한다. 설교를 쓴 책임은 설교자에게 있지만, 설교 이후 회중이 은혜를 받는가에 대한 것은 성령의 몫”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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