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는 글
창조론은 성경에서 창조주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관한 기록을 논의하는 것이다. 성(聖)삼위의 한 분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는 요한계시록에서 3번이나 자신을 “알파와 오메가”라고말씀하시면서 그 뜻을 직접 설명하셨다.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자요 전능한 자라”(1:8), “처음과 마지막이라”(21:6), 그리고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22:13) 등의 말씀으로. 여기서 알파(A)는 그리스어 알파벳의 첫 글자이며, 처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오메가(Ω)는 그리스어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이며, 마지막이라는 뜻을 가진다. 따라서 오메가 창조론이라는 말은 알파와 오메가이시며 전능하신 분의 마지막 창조를 논의한다는 뜻을 가진다.
요한은 성자 그리스도에 대해 요한복음 첫머리에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1:1)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1:2-3)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두 구절에서 요한이 강조하는 요점은 말씀이신 성자 하나님이 태초의 창조주, 곧 알파 창조주이시라는 것이다. 앞에서 인용한 그리스도의 말씀을 여기에 덧붙여 설명하면, 처음 창조를 하신 성자 그리스도가 마지막 창조, 곧 오메가 창조도 하실 하나님이시니, 처음 창조를 알파 창조라고 부르고, 마지막 창조를 오메가 창조라고 불러도 성경적 논리와 믿음에 온전히 부합한다고 하겠다.
성경에서 오메가 창조에 대해서 가장 먼저 예언한 선지자는 구약시대의 이사야이다. 그는 이사야서에서 하나님이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사 65:17)고 말씀하시고, “내가 지을 새 하늘과 새 땅이 내 앞에 항상 있는 것 같이 너희 자손과 너희 이름이 항상 있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사 66:22)는 말씀을 하셨다고 증언했다. 여기서 “이전 것”은 창세기 1장에서 기록된 바와 같이 창조되어 현재까지 존재하는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을 가리킨다. 현재 존재하는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의 모든 것들은 “이전 것”이 되므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버려져야 한다.
베드로는 현재 하늘과 땅에 대해 “하늘이 옛적부터 있는 것과 땅이 물에서 나와 물로 성립된 것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된 것”(벧후3:5)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제 하늘과 땅은 그 동일한 말씀으로 불사르기 위하여 보호하신 바 되어 경건하지 아니한 사람들의 심판과 멸망의 날까지 보존하여 두신 것이니라”(3:7)고 말했다. 베드로는 “멸망의 날”에 대해서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3:12)고 말했다. 베드로의 말은 현재 하늘과 땅 사이에 살아가는 우리도 그 날에 불사르기 위하여 보존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베드로는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녹아” 없어질지라도(3:12), 새 하늘과 새 땅은 주 하나님님의 의가 있는 곳이므로 그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우리는 오히려 “하나님의 날이 임하기를 바라보고 간절히 사모하라”(3:13)고 권고했다.
요한은 하나님이 새로 창조하실 새 하늘과 새 땅에는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21:4)을 보았다고 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신다고 증언했다(21:3). 이와 같이 오메가 창조는 주 하나님이 왕이 되어 직접 백성을 다스리시는 새 하나님 나라의 창조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새 창세기에 해당하는 요한계시록에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오메가 창조론은 새 하나님 나라의 창조와 관련하여 그것의 통치 구조, 그곳에서 살아갈 백성들, 그리고 그곳의 생태계 구조 등의 문제들에 대해서 요한계시록을 중심으로 창조론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논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은 어린 양이 두루마리를 봉인한 일곱 인을 떼면서 계속적으로 나타나는 비현실적 환상과 상징적 서술 부분에 대해서는 글자를 읽어도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난해성으로 악명이 높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처음 것들”에 속한다. 그러므로 주의 의가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 이전에 모두 지나가야 한다. 오메가 창조론은 “새 하늘과 새 땅”의 새 창조라는 관점에서만 논의하고자 하므로 이해를 단순화하기 위해 그런 것들은 논의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주 하나님이 “멸망의 날”까지 “이제 하늘과 땅”을 보존하여 두시는 섭리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Ⅱ.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와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
1.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와 재림에 대한 요한의 증언
요한은 그에게 계시를 주신 이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라고 증언했다. 요한에 의하면 그리스도가 주신 계시는 “반드시 속히 될 일들”이며, “그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천사를 그 종 요한에게 보내어 알게 하신 것”이다(1:1). 여기서 요한은 계시의 수신자를 “그 종들에게”로 한정하면서 동시에 “읽는 자와 듣는 자”로 확대했다. 그들 중에서도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을 것이니 “때가 가까움”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1:2). 요한은 그리스도의 계시를 밧모섬에서 받았다고 했다.
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를 편지의 수신처로 말하면서 그곳 신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축원했다.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에게 “우리를 사랑하사 그의 피로 우리 죄에서 우리를 해방하시고, 그의 아버지 하나님을 위하여 우리를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셨음을 말한다(1:6). 이 말에서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가 유대교 성전과 제사장 제도를 철폐하고, 주 하나님의 교회 제도를 새로 세우셨음을 알려 준다. 그리고 그의 피로 우리의 죄에서 우리를 해방하신 “그에게 영광과 능력이 세세토록 있기를” 축원했다.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것을 예언했다. “볼지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각 사람의 눈이 그를 보겠고 그를 찌른 자들도 볼 것이요 땅에 있는 모든 족속이 그로 말미암아 애곡하리니 그러하리라 아멘.” 여기서 “그를 찌른 자도 볼 것이요”라는구절은 문자 그대로 믿으면, 재림의 임박성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초대교회부터 수 많은 신자와 사이비 교단들이 이 문구를 오해 또는 왜곡하여 자기들의 생전에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볼 것이라는 미혹에 빠졌다. 이제는 “찌른 자”를 그리스도에 대한 적대 세력을 포괄적으로 비유한 말로 본다. 재림의 때를 자신과 관련 지어서 섣불리 예단하지 않는 것이 믿음의 복을 누리는 성숙한 신앙의 자세라고 본다.
2. 예수 그리스도가 편지를 보낸 일곱 교회
요한에 의하면 주 하나님은 “나는 알파요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고자신을 소개하셨다(1:8). 그러나 요한은 자신을 “너희 형제요 예수의 환난과 나라와 참음에 동참하는 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를 증언하였음으로 말미암아”(1:9) 밧모라하는 섬에 유폐되어 있었다고 덧붙여 강조한다. 그의 말은 하나님 나라 백성을 가려내는 최후의 심판에서 자기처럼 생명책에 기록되기에 합당한 일을 하라고 권고하는 뜻을 나타낸다.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를 증언”하는 것으로 인하여 핍박을 받는 것은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기에 합당한 가장 보편적 조건이다.
주의 날에 요한은 성령에 감동되어 “네가 보는 것을 두루마리에 써서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 일곱 교회에 보내라”고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었다(1:11). 여기서 열거된 일곱 교회의 소재지는 당시 유대교 영향권에서 벗어난 이방 지역들이다. 일곱 교회 중에예루살렘 교회가 빠져 있다는 사실에서 보면, 이방 지역에 새로 개척된 일곱 교회는 모든 교회들을 유형별로 대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한에게 말하는 음성의 주인은 일곱 금 촛대 사이에 있는 “인자 같은 이”였다.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의 “인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을 가리켜 쓰시는 단어이다.
요한은 그가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그의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 같고 눈 같으며 그의 눈은 불꽃 같고 그의 발은 풀무 불에 단련한 빛난 주석 같고 그의 음성은 많은 물 소리와 같으며 그의 오른손에 일곱 별이 있고 그의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치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1:13-16). 요한은 “인자 같은 이”를 볼 때에 그의 발 앞에 엎드러져 죽은 자 같이 되었다. 그러자 그가 오른손을 요한에게 얹고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 곧 살아 있는 자라 내가 전에 죽었었노라 볼지어다 이제 세세토록 살아 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다고말씀하셨다(1:17-18).
그리스도는 요한에게 “그러므로 네가 본 것과 지금 있는 일과 장차 될 일을 기록하라”고지시하시고, “네가 본 것은 내 오른손의 일곱 별의 비밀과 또 일곱 금 촛대라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일곱 교회를 비롯해 일곱 금 초대와 일곱 별 등, 일곱이라는 숫자가 반복해서 나온다. 요한계시록에서 일곱 숫자는 하나님의 섭리적 행동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단위 또는 순차를 나타내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3.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의 형식과 해석하는 관점
(1) 편지의 형식
일곱 교회의 사자에게 보낸 편지는 그 교회를 평가한 비밀 사항을 적어 보낸 것이다. 편지 서술 형식은 다음과 같이 7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해당 사항이 없는 경우에는 서술하지 않는다.
① 그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를 쓰라는 명령
② 그리스도의 자기 소개
③ 선한 행위에 대한 칭찬
④ 악한 행위에 대한 책망
⑤ 심판의 경고와 회개의 권고
⑥ 편지의 진리를 분별하라는 권고: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⑦ 환난을 이기는 자에게 주시는 약속
(2) 편지에 담긴 메시지를 시대적 상황으로 보는 관점
(3) 교회의 유형 별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하는 관점
일곱 교회가 받은 편지들의 내용이 그 교회를 평가한 비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모든 교회의 상황을 7개의 유형으로 분류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편지의 내용은 결국 어떤 환난에서도 “이기는 자”가 되어 약속된 상급을 받으라고 권고한다.
① 에베소 교회는 처음 사랑을 버렸으므로 회개하지 아니하면, 교회의 촛대를 옮기리라는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기는 그에게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어 먹게 하리라는 약속도 주셨다.
② 서머나교회에는 10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는 수준의 약한 경고와 동시에 이기는 자에게는 생명의 관을 주어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않게 하리라는 약속을 주셨다.
③ 버가모교회에는 니골라당의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어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회개하고 이기는 자에게는 감추었던 만나를 주고 또 새 이름을 기록한 흰 돌을 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④ 두아디라교회에는 이사벨과의 음행을 회개하지 아니한 자들이 있어 각자의 행위대로 갚아 주리라는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기는 자에게는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와 새벽 별을 주리라고 약속하셨다.
⑤ 사데 교회에는 행위에 온전한 것이 없다는 책망을 주셨다. 그러나 흰 옷을 입은 자 몇 명이 있어 생명책에서그들의 이름을 결코 지우지 아니하겠다고 약속하셨다.
⑥ 빌라델비아교회는 유일하게 책망을 받지 아니하고, 작은 능력으로도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고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사랑받는 교회라는 칭찬을 받았다. 이기는 자에게는 하나님 성전에 기둥이 되게 하리라는 약속을 주셨다.
⑦ 라오디게아교회는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고 미지근하여어떤 칭찬도 받지 못했다. 다만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는 것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는뜻이라는 말씀과 함께 이기는 그에게는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계속)
허정윤 박사(알파와오메가창조론연구소 대표, 창조론오픈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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