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어머니는 음행하였고 그들을 임신했던 자는 부끄러운 일을 행하였나니 이는 그가 이르기를 나는 나를 사랑하는 자들을 따르리니 그들이 내 떡과 내 물과 내 양털과 내 삼과 내 기름과 내 술들을 내게 준다 하였음이라” -호세아 2장 5절
남녀 사이의 문제에서 종종 기억과 인지가 아주 다른 양상으로 표현되어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 우선 뇌의 개인차와 관련하여,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고, 통계적인 평균치에 기초한 것이며, 실생활에서는 개인에 따라 호르몬 수준, 행동 및 뇌 구조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를 다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은 성호르몬이다. 왜 성호르몬은 남자의 뇌를 공간정보처리에 더 능하게 만들고, 여자의 뇌를 언어정보처리에 더 능하게 만들었을까?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는 언어 습득이 빠르고 어휘력이나 언어 표현력이 풍부한 데 비해, 남자아이는 언어 발달이 좀 느린 대신 모형 장난감을 조립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또한 대체로 여자들이 소심하고 겁이 많으며 쉽게 불안해하고, 남자들은 변화와 모험 및 새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에서 여자들에 앞선다. 그런가 하면 여자들은 관계 지향적이고 어떤 일을 할 때 목표 자체보다 그 주변의 포괄적인 맥락을 중시하는 데 비해, 남자들은 성취 지향적이고 목표 중심적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남녀의 행동, 인지기능, 성격 및 기질의 차이는 뇌의 구조나 기능의 차이와 관련이 있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남자는 여자보다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준이 높다. 높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 자체만으로 공격행동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적 성향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주변 상황이 공격 성향을 자극한다면 문제 행동이 발현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최근에 일고 있는 미투 운동의 근간을 제공해 주는 사실(펙트)에 대해서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충동성과 모험심, 공격성이 많은 부분을 입증해 주고 있다.
한편, 연구에서는 여자들에게 해당하는 낮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이 언어능력, 의사소통능력, 사회적 기술 및 눈 맞춤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여자가 남자에 비해 면대면 의사소통이나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할 가능성이 더 큰 것은 바로 이러한 낮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우울증의 발병률이 2~3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과 뇌의 기능이 다르다는 것이 주요인이 된다. 성호르몬 분비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의해 조절되는데, 시상하부가 뇌하수체 전엽을 자극하면 뇌하수체에서 여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을 분비하여 남성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을, 여성에서는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촉진한다. 여성의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은 우울증과 연관을 가지고 있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농도가 낮아진다. 세로토닌 농도가 낮아지면 여성은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우울하고 초조감, 무력감, 수면장애, 과식, 성욕 감퇴 등을 쉽게 느낀다. 그러한 이유로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낮아지면 월경 전이나 폐경기 여성이 우울증이 잘 걸리는 것이다. 또 여성은 감정의 뇌인 변연계가 남성보다 더 크기 때문에 유대관계가 와해 되었을 때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남자의 뇌는 여자의 뇌보다 약 8~10% 크다. 남녀 간 뇌 구조의 차이 중 하나는 전두엽을 덮고 있는 피질의 두께다. 남자의 경우 우측 전두엽피질이 좌측 전두엽피질보다 두꺼운 반면, 여자의 경우에는 양쪽 전두엽의 피질 두께가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여자의 경우 에스트로겐 수용기가 전두엽 전반에 골고루 분산되어 있지만, 남자는 고르지 않다. 전두엽에 있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통로의 분산 정도에서도 성차가 나타난다.
이런 차이로 남자와 여자의 전두엽이 아주 다르게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좌측 전두엽은 우측 전두엽과 달리 기능하며, 이런 차이는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것은 여자의 경우 뇌량이 더 두꺼워 두 반 구간의 기능이 더 통합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여자들의 뇌는 대부분 반구 간의 교류가 우수한 반면, 남자들의 뇌는 대부분 반구 내의 교류가 우수하다. 그런가 하면 인지 수행에 대한 검사에서는 언어 과제일 경우에는 여자가 더 우수하고, 시공간 과제일 경우에는 남자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남녀 간의 행동과 뇌의 차이는 유전과 환경 요인의 산물이다. 남녀 각 성의 유전적 특성은 전혀 다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선택된 것이다. 유전자는 생물학적 과정을 시작하고 점검할 뿐만 아니라 뇌 구조의 해부학적 성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뇌 부위로는 기억, 사회적 행동, 정서 처리 및 정서 반응과 관련된 부위를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남자와 여자들이 보이는 행동이나 기능의 차이는 수많은 세대를 거치며 전해 내려온 과거 생활양식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다. 생존을 위해 남자와 여자에게 요구되는 기능특성이 성호르몬을 통해 효율적으로 뇌에 구현되도록 발전해 온 셈이다. 오늘날의 인간은 원시수렵 사회는 물론 농경사회에서도 벗어났지만, 최근의 달라진 생활양식이 뇌 구조나 성 차이에 반영되기에는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의 역사가 너무 짧다고 볼 수 있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