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로교회(담임 이규현 목사)가 故 정필도 목사 소천 2주기를 맞아 21일 저녁 수영로교회 은혜홀에서 추모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이규현 목사의 사회로 김종렬 장로(수영로교회)의 대표기도, 박은제 목사(수목협부회장)의 성경봉독을 했다. 이어 안용운 목사(온천교회 원로)가 ‘하나님을 온전히 좇은 사람’(여호수아 14:10-14)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안 목사는 “정 목사님을 고려신학대학교에 다닐 때 처음 만나 뵈었다. 당시 설교 실습 시간에 목사님께서 오셔서 특강을 해주셨다. 전체 내용은 기억할 수 없지만, 그날 해주신 말씀이 지금까지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 그때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가 먼저 말씀의 은혜를 받아야 성도들이 은혜를 받는다.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려면 내가 항상 말씀이 충만해야 하며 성도들을 변화시키려면 내가 먼저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목사님은 당시 설교가 담긴 테이프를 들으시면서 분석하고 연구하셨다. 그때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큰 감명과 깨달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하늘나라에 먼저 가신 고인을 추모하며 드리는 이 예배의 시간은 감사하는 시간, 기념하는 시간, 다짐하는 시간이다. 감사는 믿음의 고백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수영로교회의 성도분께서는 故 정필도 목사님을 목회자로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시간이며 부산교회는 하나님의 사람인 정 목사님을 영적 지도자로 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이다”며 “정 목사님과 교제하고 정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수많은 사람도 자신의 신앙의 여정에서 정 목사님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우리가 받는 은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은혜는 만남의 축복이다. 부모는 배우자를 잘 만나야 하고, 자녀는 부모를 잘 만나야 하고 학생은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한다. 그리고 교인들은 담임목사를 잘 만나야 한다”고 했다.
안 목사는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공통적인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다. 만남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정 목사님을 부산에 있는 양 떼들을 위해 목자로 세우셨다. 우리 안에 있는 양 떼와 우리 밖에 있는 양 떼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정 목사님을 수영로교회 담임목사로 세우시고 부산 복음화를 위한 복음전도자로 세우셨다. 복음화율 8~9%인 불교 도시 부산에 영혼 구원을 위해 열정으로 불타는 정 목사님을 주님께서 사역하도록 하셨다”며 “제대로 된 대형교회 하나 없는 부산에서 수영로교회를 개척하도록 하여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할 수 있는 희망을 보게 하셨다. 정 목사님과 함께 부산 성시화운동이 시작되었다. 정 목사님과 수영로교회가 있었기에 부산에서 여러 집회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부산 성시화운동에서 정 목사님은 섬기는 리더십, 위임하는 리더십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목사님은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거나 휘두르지 않으셨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격려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도와주셨다”며 “기념한다는 의미는 훌륭한 인물들을 오래도록 잇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하는 것이다. 정 목사님의 삶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우리에게 주신 교훈을 마음 깊이 간직해야 한다. 정 목사님은 어린 시절 친구들을 전도하는 것이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로 알고 반 친구들을 전도했다. 정 목사님의 복음 전파에 대한 열정은 이어져 부산 수영로교회를 개척하고 부산 성시화를 위해 헌신하셨다. 목회 은퇴 후에는 세계 복음화를 위해 중국, 일본,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을 다니시면서 복음을 전하셨다. 소천하시기 직전까지 수많은 국내 교회의 초청을 받아 부흥의 강사로 말씀을 전하셨다. 정 목사님은 일평생 한결같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셨다”고 했다.
안 목사는 “정 목사님은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셨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며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고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시길 바란다. 갈렙은 하나님께 충성했다고 말했다. 모세도 갈렙이 하나님께 충성했다고 인정했다. 마찬가지로 정 목사님도 하나님께 충성한 목회자이셨다. 정 목사님은 하나님께 목회를 맡기셨다”며 “정 목사님은 이제 우리와 함께하지 못하시지만, 자신의 시대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잠드셨다. 지금은 천국에서 우리를 지켜보시며 응원하고 계실 줄로 생각한다. 정 목사님은 기도의 사람이셨다. 수영로교회와 교인들은 기도의 DNA를 물려받았다. 정 목사님은 ‘문제가 있다면 기도를 통해 해결을 받아라. 응답이 될 때까지 끝까지 계속 주님께 기도하며 간구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 복음화는 정 목사님의 평생의 꿈이자 사명이셨다. 하지만 아직도 부산 전체에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50만 명이 되지 않는다. 정 목사님의 사명은 이제 우리에게 달렸으며 맡겨졌다.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가능한 일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영혼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 부산 복음화는 기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며 “수영로교회는 부산교회의 향도이다. 수영로교회가 움직이면 부산교회가 움직이며 수영로교회가 일어나면 주님이 역사하신다”고 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정 목사의 생전 설교 영상을 시청했으며 이어 이규현 목사가 인사말을 전했다. 이 목사는 “2주기를 맞이하면서 벌써 시간이 빨리 갔다는 것이 잘 실감 나지 않는다. 목사님께서 천국에 가셨는데 지금도 같이 늘 곁에 계시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의 삶을 살다 보면 살아있어도 내 기억에서 살아있는지 잘 못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어떤 사람은 돌아가셨어도 선명하게 다가오며 잊히지 않는 존재가 있다”며 “원로목사님은 우리에게 있어 잊히지 않고 새롭게 다가오는 존재로 여겨진다. 전도에 생명을 걸고 복음 전파, 선교회 등을 위해 헌신하는 성도들을 보면서 원로목사님을 닮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이 교회의 보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정 목사님은 떠나신게 아니라 우리 곁에 계시고 공동체를 이끌어가시는 정신적 지주로 영향력을 끼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부산 복음화, 성시화를 위해 달려가는 수영로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정은영 집사(가족 대표, 정필도 목사 둘째 딸)가 인사말을 전했다. 정 집사는 “아버지에 대해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저는 아버지의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한 번은 기도하시다가 주무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끝까지 기도의 자리를 지키셨다. 어머니와 함께 계시던 임종 이틀 전날 밤에는 팔을 흔들고 계셨는데 하나님께 기도하시기 위함이었다. 이 땅에 계시던 마지막 날 밤에는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셔서 그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버지께서는 기도하셨다. 아버지께서는 ‘집에 가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집에 가야 전심으로 기도하실 수 있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연약해진 몸으로 전심을 다해 기도하실 수가 없어서 많이 속상해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안타까운 마음을 아시는 성령님께서 기적을 베푸셔서 마지막 호흡을 다 해 1시간 가까이 전심을 다 해 기도하시고 설교를 유언으로 남기고 가셨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고 작별인사를 하며 병원을 떠나면서 ‘아빠’가 ‘아바 아버지, 하나님’으로 바뀌었다. 육신의 아버지는 천국으로 떠나셨지만, 제가 부르는 하늘 아버지는 영원히 떠나지 않으시고 언제나 저의 좋은 아버지가 되어주심에 감사했다. 우리가 주님 앞에 나아가서 ‘주님의 음성을 듣기 원합니다. 주님의 뜻을 알기 원합니다’라고 기도할 때 주님께서 ‘아이 예뻐라’라고 하면서 맞아 주실 줄로 생각한다. 아버지를 통해서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믿음의 삶의 본을 따라가며 순간순간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도의 사람, 믿음의 사람으로 세우시고 하나님 나라의 귀한 일꾼들로 삼으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한편 추모예배는 최홍준 목사(호산나교회 원로)의 축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최 목사는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하나님의 자녀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배우고 따르며 순종하는 것만 남아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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