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세계관
이춘성 목사 © 교회를위한신학포럼:서울 유튜브 채널

이춘성 목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전임연구원, 고신대학원 기독교윤리학, 분당우리교회 협동목사)가 15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공감과 위로의 배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목사는 “현대 교회의 설교단에서 선포되는 메시지와 예수님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수가 위로와 공감에 대한 것”이라며 “모두 괜찮고, 네 잘못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의 메시지가 설교단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설교가 정죄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교회 안에서 정죄의 언어는 죄악으로 거부당하고 있다”며 “죄를 지적하는 설교는 청중에게 배척당하고, 설교자들에게서도 이질적인 언어가 되었다. 무조건 죄악과 부정적인 말로 우울하게 하는 메시지도 문제지만, 분별 없는 공감과 위로도 큰 문제”라고 했다.

또한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처럼 자신의 죄를 상대의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며, 억울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정당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더 큰 쾌락과 안정을 위해 약의 용량을 늘리지만, 그것이 그를 배신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처럼, 답 없는 위로와 공감 또한 문제의 근원인 죄를 외면하게 만들어 상처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성경은 위로와 공감에 대해서 뭐라 말하고 있는가”라고 했다.

그는 “첫째로 성경은 예수님이 인간의 연약함을 공감하신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예수님이 인간의 연약함을 공감하신다는 사실이 기록된 성경 말씀은 히브리서 4:15이다. 영어 성경(ESV)은 이 말씀에서 ‘동정’을 ‘공감’(sympathize)로 번역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이 둘은 서로 바꿔 사용해도 의미상의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어 “예수님은 인간의 연약함을 공감하시고 이해하신다는 것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의 공감을 이중 부정을 사용하여 강조한다”며 “이 말씀을 통해 성도들은 인간이 처한 죄악의 환경, 그리고 죄의 비참함에 공감하시는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큰 위로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둘째로 이 말씀은 예수님은 인간이 처한 현실에 공감하시지만, 그 공감의 한계를 명확하게 구분하신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다”며 “히브리서 4:15의 ‘시험’이란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유혹’이다. 예수님도 우리 인간과 같은 죄의 유혹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 또한 그 유혹을 견디고 이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 갈등과 죄에 취약한 인간의 연약한 육체를 경험하셨다”고 했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의 연약성에 대한 예수님의 공감은 여기까지라고, 분명한 경계선을 긋고 있다”며 “성경은 그 공감과 위로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면서 ‘죄는 없으시니라’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예수님의 공감은 죄에 대한 공감과 위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C.S. 루이스는 인간이 되신 예수님의 성육신을 ‘가장 위대한 기적’(the Grand Miracle)이라고 부르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며 “루이스는 성육신은 힘센 사람이 커다랗고 복잡하게 생긴 짐을 들기 위해 자기 몸을 거의 보이지 않게 될 정도로 짐 밑으로 숙이는 것에 비유한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큰 짐을 어깨에 사뿐히 짊어지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이어 “성육신의 신비는 낮아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높이 올라가는 ‘상승’에 있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분의 상승이 인간에게 복음인 이유는 그분 홀로 상승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상승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육신이야말로 복음 그 자체”라고 했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복음의 핵심은 공감과 위로가 아니라 해결과 상승에 있다”며 “위로와 공감은 전능하신 예수님의 복음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죄의 문제가 해결되고,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높으신 하나님을 향해서 상승할 때, 위로와 공감은 그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게 된다. 위에는 영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은 위로와 공감에서 영광으로 나아가는 ‘가장 위대한 소식’(the Grand News)”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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