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을 앞세우는 것보다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언제가 그의 설교 중에 ‘신학생들은 졸업하기 전에 적어도 100권의 <시집>은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가 문단에 어떤 시를 발표했는지는 몰라도 그가 읽었던 시들과 글들이 그의 칼럼과 그의 설교에 오롯이 담겨있고 그의 책에 표출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설교자는 언어의 마술사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대개의 설교자들은 정제되지 않고 투박하고 전투적인 언어나 상처를 주는 언어들을 쓰곤한다. 그러나 최종천 목사의 칼럼과 그의 설교는 지극히 정제되어 시어로 말하고 있다. 이번 <살아 있으니 살만합니다>라는 책에는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시적 언어로 빌려서 표현했고, 전혀 복음을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도 접할 수 있도록 썼다. 말하자면 이 책은 목자의 마음으로 쓴 목양시(牧羊詩)라고 봄이 좋을 듯하다. 특히 그는 구원 운동도 <인간애>라는 넓은 지평에서 보려고 하는 것이 특이하다.
그의 책에는 인간의 깊은 고뇌와 아픔을 싸매어 치유하면서도 희망과 감사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시어를 선택함으로써 직설법을 쓰지 아니하고, 은유법으로 아픈 영혼을 달래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천 목사는 이 글을 통해 이 시대의 절망을 넘어 희망의 메시지를 넌지시 전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목회 철학은 철저히 주도면밀하게 계획적이고, 산술적이어서 거대한 메카니즘이 굴러가는 듯하다. 그에게는 절대로 즉흥적이거나 임시방편은 없고 적당히도 없다. 그는 긴긴 안목으로 목적을 가지고 준비하고, 설계하고,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성도들을 설득해 나가고 있다.
사실 최종천 목사의 이 칼럼집은 지난 30여 년 동안 그가 꿈꾸던 구령 운동을 시 형식으로 복원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은 성도들의 신앙을 깨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도 그리스도인으로 입문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하나의 접촉점(Point of Contact)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일찍이 19세기의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박사는 위대한 신학자이자, 정치가이자, 설교자이지만 정작 대중들이 카이퍼를 만난 것은 일간지 <스텐다드지>와 주간지 <헤럴드>에 날마다 썼던 카이퍼의 칼럼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그것을 모은 것이 불후의 명작 <하나님께 가까이, Nabij God te Zijn)란 책이다. 이 책은 영어와 한국어로도 번역되었다. 카이퍼의 손에서 펜이 떨어지는 순간 임종을 맞은 것은 더욱 유명하다. 그는 줄기차게 글을 쓰면서 대중들을 일깨웠다. 바라기는 최종천 목사의 책 <살아 있으니 살만합니다>란 이 책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복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널리 읽혀지기를 바라고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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