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 목사(온신학회 기독교세계관연구소)가 최근 유튜브 채널 ‘온신학TV’에서 ‘과학과 종교 그리고 과학주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 목사는 “오늘날 자연과학은 일종의 종교처럼 되어가고 있다”며 “독일의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바이츠 제커(1912~2007)는 ‘과학자는 본의 아니게 과학이라는 세속종교의 사제 역할을 떠맡아 그 종교의 비밀과 예언과 기적을 관리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의 자연과학자들은 전문영역이 따로 있지만, 철학이나 윤리, 미학 그리고 종교 등 모든 문제에 대해 답해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있다”며 “‘사이언스’라는 말은 모든 학문, 지식 전반을 가리킨다. 그리고 좁은 의미로는 자연과학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오늘날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지대하다. 그 중에서도 과학주의라고 하는 과학을 대하는 태도와 이념이 문제가 된다”며 “과학주의는 자연과학의 절대성을 주장하고 있다. 즉,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조사할 수 없는 것이라면 존재하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강태영 목사는 “인문학이 자연과학의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인문학이 자연과학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며 “그리고 과학에는 원칙적으로 한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과학주의는 과학을 대하는 일종의 태도이고, 또 하나의 이념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이어 “과학주의라는 이념으로 무장한 자연과학자들은 현대 자연과학의 연구 결과들을 그들의 유물론 철학에 기초해서 해석한다”며 “자연과학적 연구결과들이지만 그들의 고유한 철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물론·무신론적인 세계관이 마치 현대 자연과학에 근거하고 있는 과학적 사실인 것처럼 전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종교에 대해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 종교는 인간을 현혹·억압해서 참된 인간성을 실현하는데 해악이 될 뿐이라고 악평한다”며 “그래서 과학의 사명은 종교의 쇠사슬에 묶인 인간을 해방하는 것이라고 하는 신념을 품고 있다. 종교는 과학으로 대체되어야 하고, 이런 의미에서 과학은 해방자·구원자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이 과학주의를 신봉하는 과학자들”이라고 했다.
그는 “과학주의는 자기 모순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과학만이 진리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비과학적 신념의 원천을 우리가 버려야만 한다고 주장한다”며 “여기서 말하는 비과학적 신념의 원천은 시각·미각·후각·청각·촉각 같은 다양한 감각 그리고 기억·성찰 그리고 형이상학적 직관·논리적 직관·수학적 직관·언어적 직관과 같은 것을 가리킨다”고 했다.
이어 “자연과학은 이러한 것에 기초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모순적인 것은 자연과학의 근본 자체가 비과학적 신념을 원천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천문학자가 망원경으로 관측할 때, 시각적 지각에 의존하지 않으면 초신성 S 안드로메다를 조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목사는 “과학의 방법이 근거하고 있는 기초는 우주의 합리적인 이해 가능성이라고 하는 점”이라며 “물리학자 아인슈타인(1879~1955)은 과학이 인간에게 이해 가능하다고 하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우주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한 것은 그의 놀라움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가 질성정연하고 단순하고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과학은 존립할 수가 없다”며 “과학 활동의 토대가 되는 것은 우주가 지적으로 이해 가능해서 우주의 기초구조를 인간의 지성으로 알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 때문에 비로소 과학이 가능해지게 된다”고 했다.
강태영 목사는 “물론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이론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어떤 과학이론이 타당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론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나 단순하고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특징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확신한다”며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우주의 합리성이란 이 깊은 비밀들을 푸는 열쇠가 수학이라고 하는 추상적인 수단에 의해서 제공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초물리학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발견 과정을 보면 수학의 아름다운 방정식을 사용해서 수학적으로 우리가 정식화 할 수 있는 이론들을 찾아내는 데 있다”며 “영국 수학자 뉴턴(1643~1727)의 중력이론과 같은 이론이 보여주는 것은 중력을 통해 우리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가능성뿐만 아니라 사실 우리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우주가 수학적 본성에 기초하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수학이 없이는 자연과학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흔히 수학을 ‘물리학의 언어’라고도 말한다”며 “그런데 물질을 탐구하는 자연과학에 순수하게 인간의 정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이 잘 적용되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Paul Davies 1946~)는 자연과학에 수학이 성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결코 자명한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보여준다”며 “수학이 현실적인 세계에 적용되기 오래 전에 순수 수학자들에 의해서 추상적인 사고유희의 한 종류로서 완성된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수학자들이 언젠간 세월이 흘러가서 과학이 발전하면 이 수학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찾아낸 수학이론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강태영 목사는 “수학자는 그의 순수정신적인 탐구 활동을 통해 수학이론을 찾아냈고, 세월이 흘러 어떤 과학자가 자연관찰을 통해 자연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며 “이렇게 물질에 대한 탐구와 순수 정신의 활동으로 나온 수학이 매우 조화롭게 잘 적용이 된다”고 했다.
또한 “수학과 물리학이 조화롭게 적용되는 것에 대해 ‘과학은 물리적 세계의 수학적 이해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것은 과학의 근거가 되는 믿음에 속하기 때문’이라며 영국 이론물리학자 폴킹혼(John Polkinghorne, 1930~2021)은 과학자들이 믿는 우주의 이해 가능성을 유신론자가 설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덧붙였다.
강 목사는 “물리적 세계를 우리가 이해하는 일은 수학을 통해서이다. 수학은 인간 정신이 창안해 낸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런데 만약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하셨고,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하나님과 상응하는 합리성을 지니고 있는 정신적 존재이고, 또한 우리를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이 물리적 세계를 창조하셨다고 하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물리세계 안에도 이 세계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합리성이 깃들어있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하나님 형상인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합리성으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물리세계의 합리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천지만물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은 우리 인간 정신의 합리성과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세계의 합리성의 공통 근거가 되신다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과학은 스스로 대답할 수 없었던 ‘왜 인간에게 우주가 이해가 가능한가’하는 것은 오히려 신학을 통해 더 잘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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