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역사가 오히려 현재의 발목 잡기도...
골리앗 잡은 다윗의 물맷돌, 항상 승리 보증 되지 않아
위대안 역사 안주 말고, 새 역사 창조해야
김동호 목사가 지난 8일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운 교회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동제일교회의 138주년 기념예배에서 말씀을 전했다.
김동호 목사는 '빌립보서 3장 12에서 16절'의 본문으로 말씀을 전하며 “신학교를 다닐 때 역사책을 소설책 읽듯이 읽었다. 교회사, 교리사, 기독교육사, 철학사 재미있었다. 역사를 읽으면 역사가 흘러가는 길이 보인다. 저는 그게 참 좋았다. 그리고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는 밸런스 균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뒤의 역사를 보면 앞의 미래가 보여서 좋았다”고 했다.
이어 “역사를 교과서처럼 읽지 않고 소설책처럼 읽어서 만일 역사를 시험으로 평가한다면 솔직히 자신 없다. 그러나 누구 못지 않게 역사를 읽음으로 중요한 삶의 교훈과 원칙을 체득할 수 있었다고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므로 역사를 잘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후손들에게 가르치는 것 역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교회의 역사와 어른들의 신앙을 가르쳐 이어가게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역사의 함정’도 있다. 특히 빛나는 역사, 자랑스러운 역사의 경우 아주 위험하다. 창립 138주년 기념예배 설교를 부탁받고 참 생각이 많았다. 하나님이 부족한 저를 통해서 전해 주시고 싶으신 메시지가 무엇일까를 참 많이 고민하면서 생각했다. 그 때 마음에 떠오른 본문의 말씀이 오늘의 말씀이다”고 했다.
김 목사는 “우찌무라 간조의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제가 소중히 여기는 교훈의 말씀이 하나 있다”며 “‘다윗이 물맷돌로 골리앗을 이겼다고 그것을 비단보에 쌓아두면 안 된다. 다음 싸움은 그것으로 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디도서 3장 9절의 말씀도 제가 귀히 여기는 교훈의 말씀”이라며 “‘그러나 어리석은 변론과 족보 이야기와 분쟁과 율법에 대한 다툼은 피하라 이것은 무익한 것이요 헛된 것이니라’ 족보 자랑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이 사랑하는 제자 베드로와 안드레와 야고보를 데리시고 변화산에 오르셨을 때 저들은 신비한 영적체험을 하게 되었다. 베드로는 그곳이 너무 좋아서 예수님께 말씀한다. ‘여기사 좋사오니 이곳에 초막 셋을 짓자고’ 세상의 궁궐보다 이곳의 초막이 훨씬 더 좋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곳에 머물러 계시려 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이어 “소돔 땅을 탈출할 때 하나님은 롯의 가족들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명령하셨는데 롯의 아내는 그 말씀을 잊어버리고 뒤를 돌아다보다가 소금 기둥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김동호 목사는 “사도바울에게는 기억하고 싶은 많은 것이, 자랑하고 싶은 역사가 누구보다 많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바울은 뒤의 것은 잊어버렸다고 말씀한다. 다 이루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어서가 아니다. 무가치한 것도 아니다”라며 “잘못하면 그것에 발목이 잡혀서 전진하지 못할 것은 염려해서이다. 바울의 역사는 끝난 역사가 아니었다. 계속해서 진행하고 발전하는 역사였다. 하나님이 오늘과 내일 나에게 주시는 새로운 소명을 푯대삼아 그것을 잡으려고 쫓아가려 했기 때문에 뒤를 돌아보고 머물러 있을 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동호 목사는 “오늘 여러분 교회에 오기 전에 여러분 교회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았다. 많은 눈에 띄는 일들이 보였습니다. 그 중 제 눈에 크게 들어 온 몇 가지 일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1885년 교회가 세워지자마자 아펜젤러 목사가 사저에서 영어교육을 시작한 것’에 대해 “그것이 배재학당이 되었다는 것. 그것이 시초가 되어 선교사들이 ‘연세’, ‘이화’를 비롯하여 곳곳에 학교를 세우게 되었는데 이것이 개화의 첫 발걸음이 되었다”며 “한국은 금세기에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쳐 선진국이 된 거의 유일한 나라”라고 했다.
이어 ‘의료선교’에 대해 “진료를 할 때 왕과 백정을 같이 진료 이것이 우리 한국 사회에 끼친 파장은 이루말로 다할 수 없었다. 양반과 상놈 반상문화 어떤 혁명으로도 깨트릴 수 없었던 무서운 계급사회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단번에 깨트렸었다. 그 시작이 의료선교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더해, ‘조선에서 여자 이름도 짓지 않을 시기에 1886년 메리스크랜튼 여성교육 시작 한 것과 1919년에 3·1운동에 제 5대 이필주 담임목사와 박동완 전도사가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한 것’ 등에 대해 “이 모든 것이 엄청난 역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 개화의 역사는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게 여러분 교회의 역사인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 이것은 100년도 넘은 역사”라고 했다.
김동호 목사는 “우찌무라 간죠의 말처럼 비단보에 싸두는 것까지는 괜찮다. 그것으로 오늘 우리의 싸움을 싸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써나가야만 한다. 100년 전의 역사만 자랑하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별로 부족함이 없이 좋아 보이는 현실에 안주하는 교회가 되어서도 안다”고 했다.
이어 “자꾸 뒤를 돌아다만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잘못하면 소금 기둥 되고 만다. ‘여기가 좋사오니’ 하며 머물러 있으려고만 해도 안 된다”며 “정동제일교회의 역사는 계속 새롭게 그리고 더 위대하게 기록되어야 한다. 그런 역사를 만들어가야만 한다”고 했다.
또한, “역사는 잘 기록해야하고 보존해야하고 기념해야만 한다. 그러나 조심해야만 한다. 거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새로운 역사의 창조는 훌륭한 역사를 가진 여러분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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