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훈 목사(발안예향교회)가 2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전능자에 대한 좌절과 감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 목사는 “출애굽기 6:3에 ‘전능의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그런데 이 단어에는 관주가 붙어있다”며 “히브리어로 ‘엘샤다이’라는 설명이다. 즉 전능의 하나님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엘로힘’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엘로힘’의 뜻은 전능자이다. 이는 하나님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하지만 이 용어는 하나님이 자기 계시로 주시기보다 하나님을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은 엘로힘이시다’라고 부른 것”이라며 “‘엘’은 강한 자, 능력 있는 자를 뜻하는 말이고, ‘엘로힘’은 ‘엘’의 장엄복수형으로 ‘가장 강한 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의 뜻을 가진 말”이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엘샤다이’도 전능의 하나님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지만, 이 말은 ‘엘로힘’과 뜻이 조금 다르다”며 “‘엘샤다이’는 ‘뜻을 정하면 그 뜻을 100퍼센트 이룰 능력과 의지가 있는 자’라는 의미다. 즉 무엇인가를 하고자 마음을 정하시면 그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그 일을 이루신다는 신의 주권적 의지가 강조된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출애굽기 6장에서 ‘전능의 하나님’이라고 번역하고 관주에 ‘엘샤다이’라고 토를 달아 둔 것은 ‘전능의 하나님’을 ‘엘로힘’으로 알까봐 더 정확하게 해 주느라고 관주를 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엘샤다이’ 하나님은 속성상 3무(無)의 하나님이라고 한다. ‘실수, 실패, 포기’가 없으신 하나님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속성에 가장 잘 부합한다”며 “왜냐하면 ‘실수, 실패, 포기’는 일을 할 때 생길 수 있는 변수를 알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일인데 반해, ‘전지’하신 하나님은 모든 변수까지도 알고 계시며 심지어 그 변수마저 통제하시는 ‘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엘샤다이’의 전능자는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참 불편한 하나님”이라며 “엘샤다이 하나님은 자신이 뜻을 정하시면 그 어떤 경우에도 변치 않으시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기도한다 해도 하나님의 뜻이 바뀌지 않는다. 엘샤다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기도는 ‘주여 뜻대로 하시옵소서’이다”고 했다.
그러나 “‘엘로힘’은 기도할 때 참 편한 신”이라며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니까 무엇이든 요구하기만 하면 된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면 된다. 엘로힘은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우리의 정서와도 딱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전재훈 목사는 “신앙생활을 말할 때 ‘믿음으로 모든 어려움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하나님은 엘로힘”이라며 “걸핏하면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주의 보혈을 뿌리노라’ ‘믿는 대로 될지어다’ ‘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킨다’ ‘주여 믿습니다. 주여 주시옵소서’ 등의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엘로힘을 섬기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신앙생활을 할 때 나의 ‘원함’은 내려놓고 하나님의 ‘원하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사람들은 ‘엘샤다이’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질병 앞에 치유를 구하지 않고 겸손과 지혜와 깨달음을 구한다. 자신의 고통을 통해 주님의 수난을 묵상한다. 고난 앞에 해결을 기도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믿음을 구하거나 고난이나 환란이 나를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뜻으로 깨닫게 되면 도리어 고난 앞에 즐거워한다. 이들은 종종 ‘엘로힘’을 섬기시는 분들에게는 믿음이 없는 사람들처럼 보여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엘샤다이’ 하나님 앞에 감격하게 되는 것은 구원의 문제에 대면했을 때”라며 “뜻을 정하기만 하셔도 그 뜻을 이루실 능력이 100퍼센트이신데 뜻을 정하시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아들의 목숨까지 걸었다면 이는 절대로 실수하지 않으시며 실패하지 않으시고 도중에 포기하지도 않으신다”고 했다.
또한 “‘엘샤다이’ 하나님 때문에 기독교를 계시 종교라 부르고 타력 종교라 부르며 고등 종교라 부른다”며 “‘엘로힘’은 이 세 가지 모두를 흐릿하게 만드는 묘한 능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엘샤다이’ 하나님의 뜻은 구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며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 구원의 선포에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하나님 사랑의 표현이다. 예수님의 죽으심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는 수단이다. 다시 말해, 엘샤다이께서 나를 사랑하시기로 뜻을 정하셨으며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생명까지 거셨으니 나는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될 것이고 그 앞에서 엎드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엘샤다이’ 하나님은 나로 하여금 예배할 수밖에 없도록 이끄시며 내 입술에서 감사와 찬양이 저절로 흘러넘치게 하신다”며 “내가 비록 사는 것이 초라하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평안이 있는 것은 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기로 작정하신 ‘엘샤다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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