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감염증, 트리코모나스증 등은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항생제에 저항력을 갖는 새로운 변종인 '슈퍼 임질'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막연히 항생제를 믿으면 안된다. 영국의 한 연구기관의 '항생제 내성' 연구팀은 "치료 불가능한 임질의 등장은 앞으로 다른 일반 질병 감염도 더 치료하기 어럽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니 아예 성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구나 HIV/AIDS와 성기 헤르페스는 치료가 어렵다.
최근 일본에 매독 환자가 ‘역대급’ 속도로 급증해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를 보았다. 한국의 SNS 등에서는 “일본 여행중 유흥업소를 들런 사람은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당국이 지난 17일 매독 환자를 포함한 성매개감염병이 전년보다 8%가량 늘었다는 통계를 공개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질병청은 “일본과 우리나라 유행의 결이 다르다”고, 또 “표본 감시만으로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왜 이런 식으로 문제를 축소하려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세계화와 더불어 성병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숭이 두창 같은 신종 성병이 국내로 유입되었다.
7월 한 달간 발생한 3,119건의 성매개감염병을 종류별로 보면,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증이 1162건으로 가장 많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13∼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 무료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이 HPV 감염증은 자궁경부암, 성기암, 항문함 등 암을 유발하는 성병이다! 청소년들도 조심해야 하지만, 이들을 찾는 “도착적” 성인들도 조심해야 한다.
성병은 주로 성교로 전파되기 때문에 부부 이외의 상대와의 성교에서는 항상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과거에는 남성이 외도하는 수가 많았으나, 근래에는 여성들도 자유로운 혼외성관계를 추구한다. 문제는, 여성의 경우 50~80%에서 성병에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남성에서도 증상이 별로 없는 불현성 감염 때문에 가볍게 넘기기 쉽다. 성병의 대중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성병예방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 지고 있다. 성교육에서 주로 가르치는 것은, ① 콘돔을 사용한다. 그러나 콘돔은 제대로 성병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② 섹스파트너를 줄인다, ③ 정해진 사람과만 섹스한다 등이다. 이를 소위 안전한 섹스(safe sex) 또는 보호된 섹스(protected sex)라 부른다. “안전한 섹스”라는 말은 1980년대에 에이즈의 범세계적인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어떤 성병에 걸렸다고 해서 다른 성병에 면역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성적으로 “프리”할수록 각종 성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를 혼합 감염이라 한다. 즉,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여러 종류의 성병에 동시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파트너 한쪽이 치료받아도 곧 다른 파트너에 의해 다시 감염될 수 있다. 이처럼 병을 주고받는 감염을 핑퐁(pingpong) 감염이라 한다. 그래서 기존 성관계 상대에서 다른 상대로 바뀌었을 때 그 사이 간격을 두는 것도 좋다고 한다. 성병은 잠복기가 있어 누구에 의해 옮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1~2달 정도 공백을 두고 관찰하여 증상이 있다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한다.
이런 의학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프리섹스 풍조에 따라 성병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별별 새로운 범죄적 행태가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콘돔을 사용한다고 약속하고는 성행위 중간에 동의 없이 이를 제거하는 것이다(stealthing sex라 한다), 성병을 숨기고 성행위 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HIV감염을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고자 의도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사람도 있다(이를 bugchasing이라 한다). 그래서 서로 알지 못하는 다수의 파트너와의 섹스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성혁명의 하이라이트는 다자연애(polyamori)인데, 이는 다수의 상대와 섹스하는 것이다.
걱정되는 사람은 지체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성병에 걸린 것에 대해 수치스러워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럴 경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프리섹스 추구자는 자신과 섹스 파트너를 위해 양심상 아예 연 1~2회 정도 정기적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게이의 경우 항문성교를 한다면 일반 성병검사 외에도 HIV검사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성기 헤르페스같은 경우는 부모와의 접촉을 통해 소아나 영아도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평생 간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못할 짓이다. 그러나 파트너와 같이 검사하자고 한다면 파트너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이처럼 프리섹스는 의심증과 불안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가장 완벽한 성병 예방은 혼전 순결을 지키고, 그런 남녀가 결혼하고, 정조를 지키며, 오직 부부간에만 섹스를 하는 것이다. 요즘 건강이 최대의 관심사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결을 유지하고 욕망을 자제-통제해야 한다. 이는 큰 인격의 성숙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실 믿고 신뢰하는 배우자와의 섹스는 가장 편안한 행복감을 준다. 이러한 진실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청소년 성교육은 “안전한 섹스”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금연교육처럼) 성병의 위험과 원치않는 임신의 위험을 강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포괄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오히려 성충동을 조장하여, 콘돔을 쓴답시고 약속하고는 실제로 소홀히 하는 청소년이나 어른들이 있다. 보통 청소년들의 의지나 자제심를 믿을 수 없다는 증거는 많다.
현재 미국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포괄적 성교육이 아니라 금욕교육(순결교육)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난 20년가 성교육의 정책변화에 따라 순결교육이 정치적 지지와 재정적 지원을 얻고 있다. (그래서 포괄적 성교육 지지자들은 순결교육이 인종 소수자, 성소수자(게이)가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비판한다)
금연교육처럼 성병의 해악을 사회적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야 한다. (요즘 신문의 성병이나 성 건강에 대한 기사들은 프리섹스를 조장하는 것 일색이다) 교회에서도 청소년들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성 건강을 교육시켜야 한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 22:6)
성병은 개인적 건강과 운명을 해칠 뿐 아니라 성병의 만연은 사회적 비용도 크게 들게 한다. 나아가 불임, 자궁외 임신, 사산, 선천성 장애 등 다음 세대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프리섹스의 위험은 지대하다. 간음은 십계명의 죄이지만, 성병은 우리 몸에 대해 죄를 짓는 것이다.
“너희 몸이 그리스도의 지체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내가 그리스도의 지체를 가지고 창녀의 지체를 만들겠느냐 결코 그럴 수 없느니라. 창녀와 합하는 자는 그와 한 몸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일렀으되 둘이 한 육체가 된다 하셨나니, 주와 합하는 자는 한 영이니라. 음행을 피하라 사람이 범하는 죄마다 몸 밖에 있거니와 음행하는 자는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느니라.”(고전 6:15-18)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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