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복음과공공신학연구소(소장 황경철 박사)가 17일 저녁 ‘목회 현장에서 공공신학을 어떻게 설교하고 적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목회자를 위한 공공신학 특강을 온라인 줌을 통해 진행했다.
이날 먼저, ‘강단에서 공공신학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최경환 연구원(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연구원)은 “공공신학의 기본적인 배경은 민주주와 세속화 그리고 다원주의라는 시대적 상황”이라며 “성경 속에서 민주주의나 세속화에 대한 근거나 단초들을 억지로 찾아낼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그야말로 탈역사적인 해석이 될 수 있다. 오늘 우리의 관심과 시대적 상황을 성경에 주입하는 꼴”이라고 했다.
최 연구원은 “공공신학의 관점으로 성경을 읽는다고 할 때, 먼저 공공신학의 문제의식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키워드를 몇 가지 선정하고, 그것을 성경 속에서 찾아내는 것”이라며 “공공신학의 관점으로 성경을 읽는 것은 성경의 중심 주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성경 속 다양한 목소리를 복원하려는 하나의 시도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 성경해석에 추가해서 하나의 보완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제가 찾은 공공신학의 키워드는 ‘복음의 청중’,’ 유배와 회복’, ‘번영하는 삶’이다. 물론 이 세 가지 주제가 공공신학의 내용을 다 담아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세 가지 키워드가 공공신학과 성경을 연결하는 중요한 해석학적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공신학은 세상을 향해서 선포된 말씀 혹은 세속 사회에서 복음이 발화되는 것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다”며 “개인의 심성이라든가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 모든 이들에게 선포된 말씀, 온 세계에 전파된 말씀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불어 “성경시대에 세속적 공론장이라든가 신앙의 범위를 넘어서는 공적 영역이 존재했을 리 없지만, 그럼에도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를 넘어서 이방민족에게 전해진 메시지 혹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율법이나 예언의 메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선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그동안 교회는 너무 많은 말을 했다. 너무 일방적으로 전했다. 요즘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우리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선포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이유는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하나님이 이미 그들의 삶 속에서 역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라며 “그들의 영적 굶주림의 표지들을 분별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어 “참된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야 한다”며 “선포는 부드러움과 존경 가운데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고, 이는 참된 듣기로부터 나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날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안전한 공간을 찾고 있다”며 “흔히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친구, 이웃들과 함께 친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축제의 장소를 제3의 장소라고 말한다. 주로 카페, 커피숍, 마을회관, 미장원, 잡화점, 술집, 일상에서 들릴 수 있는 곳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제3의 장소에서 만나 우정을 나누고, 특정 이슈들에 대해 토론을 나누며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상호작용을 나눈다. 그리고 제3의 장소에 있을 때 긴장을 풀고, 경계심을 늦추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사람들과 더불어 상관관계를 갖기 위해 마음을 연다”며 “예수님은 이런 제3의 장소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회는 제3의 장소가 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최 연구원은 “먼저 교회가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교회에서는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이 충분히 수용 받고 있다고 느껴져야 한다”며 “자신의 의견이 검열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안전한 공동체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개신교에서조차 목사가 성경해석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다들 마음속에 궁금증과 질문을 한 가득 가지고 있지만 그걸 어디 가서 풀어 놓지 못한다”며 “신앙의 궁금증과 답답함을 교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니 다들 이단에 빠지거나 교회를 떠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성도들은 내 의견을 맘껏 이야기해도 이상하지 않은 안전한 공동체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교회의 우리의 설교는 정해진 답만 내놓기 바쁘다. 성도들이 원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신앙의 고민과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이 아니”라며 “목사들도 딱히 명확한 답을 모른다는 걸 성도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성도들이 원하는 것은 목사의 명쾌하고 속 시원한 답이 아니다. 자기들의 고민을 목사도 알고 있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생각할 수 있기만 하면 족하다”고 했다.
또 “설교가 모든 문제에 답을 제공할 필요도 없고, 그걸 기대하지도 않는다”면서 “우리가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듣는 이유는 이천 년 전에 쓰인 문서가 여전히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다.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주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소망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공공신학과 설교가 만나는 지점은 이렇게 현실의 고민을 끌어안고 서로 고민하고 분투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성도들에게 공공신학의 내용과 적용점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황경철 박사(CCC P2C 팀장)는 “공공신학이란 온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를 증언하는 교회의 신학”이라고 했다.
황 박사는 “역사적 근거에 따라 공공신학의 시사점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임을 정치 영역에서 담대히 드러내며, 말씀의 인도와 기도의 원동력이 된다”며 그리고 "제도와 인간을 구분하여 저항하며, 이웃사랑의 방식에는 고난과 희생이 따랐다. 또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를 말하며, 국민과 소통을 중시했다"고 했다.
아울러 “공공신학을 통해 총체적 복음의 시각으로 세상과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하나님 나라의 안목을 키워야 한다”며 “예배당과 교회봉사를 넘어 보내신 곳에서 빛을 뿌리는 성숙한 시민과 가정과 일상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고 믿음과 행함이 일치된 성도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오는 24일엔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 조직신학)가 ‘성경적 공공신학과 아닌 것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박정민 상담사(백석대학교 상담대학원 박사)가 ‘목회자, 어떻게 인간을 이해하고 소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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