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출 20:5~6
미국국립보건연구원의 유전학자이자 종교 긍정론자인 딘 해머는 2008년 6월 3만 3,050번째 유전자, 즉 시토닌이라는 염기를 지닌 유전자 변종 VMAT2(vascular Monoamine Transporter 2, 소포 모노아민 전달체)를 신의 유전자라고 발표하였다.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서 이 VMAT2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이 믿음의 생물학적 증거라고 딘 해머는 주장하였다. 신에 대한 믿음은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이며 진화과정을 거치며 전해 왔다는 것이다. 과학이 신의 유전자를 밝혀낸 셈이다. 그리고 진화의 배경에 하나님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신의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해서 뇌에 신이 존재한다는 말은 아니다.
신경과학자인 뉴버그(Andrew Newberg)와 왈드만(Waldman M.R)은 신에 대한 어떤 이미지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사실은 신자와 비신자 모두 뇌 어딘가에 ‘신의 뉴런’(God Neuron)또는 ‘신의 회로’(God Cuit)가 있을 수 있다고 시사하였다. 그래서 신의 뉴런은 어떤 사람에게는 기쁨과 경외감의 느낌과 연결될 수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실망이나 고통의 느낌과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신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구성하는 신경회로가 부족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신경 이미지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사람의 뇌에 있는 하나의 뉴런은 그 사람에게 잘 인식되는 얼굴을 보여주었을 때만 발화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경우 친숙한 예수 이미지, 또는 다윗의 유대인별을 보았을 경우에만 하나의 뉴런이 발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뉴런은 그 사람들의 종교성 훈련과 믿음의 초석을 대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신에 대한 신자들의 기억회로는 어린 시절의 믿음과 얽혀있다. 왜냐하면 신은 신자들의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 믿음을 선택하면 후성유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미 성경에서는 기록하고 있다(신 30:19, 시 34:1~16, 잠 3:7~8). 믿음을 선택하면 그 영향력은 우리의 영혼육뿐만 아니라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도 이어져 수세대를 지나서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
후성유전학은 1940년대 영국의 발생학자이며 유전학자인 와딩턴(waddington)이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후성유전학은 유전자와 환경이 상호작용하여 표현형(phenotype)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 단어를 DNA 서열의 변화 없이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 있는 어떤 특별한 기전에 의한 유전자 발현의 변화라고 정의하고 있다. 후성유전학에 대한 이해는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들을 어떻게 다른 표현형으로 나타낼 수 있는지, 즉 왜 한 명은 조현병에 걸리고 다른 한 명은 걸리지 않은지에 대한 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었다.
믿음의 유전자는 후성유전으로 이어진다(히 11장). 유전자 안에 후성 유전의 특징이 내재되어 있다. 현대 과학자들은 후성유전학을 신과학이라고 하지만 성경은 일찍이 후성유전학을 증거하고 있다. 후성유전이 잘 나타난 성경 구절이 출애굽기에 있다(출 20:5~6). 또 아브라함이 믿음을 선택하여 살았고(히 11:7~8), 이삭도 믿음을 선택하여 살았고(히 11:20), 야곱도 믿음을 선택하여 살았고(히 11:21), 요셉도 믿음을 선택하여 살았다(히 11:22). 이처럼 종교적인 믿음은 계대적으로 이어지는데 생물학적으로 표현한다면 후성유전의 축복이다.
우리의 선택은 후성 유전 신호로 작동한다. 선택은 신경신호가 뇌와 신체에 변화를 가한다. 이것은 유전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 생각과 선택에 의한 변화이다. 신경신호로 변환된 생각과 선택은 유전자의 활동을 통제한다. 생각이 일종의 우리 몸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유전자 안에 후성 유전의 특질이 내재되어 있다가 스위치를 올릴 때 유전자가 활성화된다. 즉 신경 신호 선택에 의한 유전자가 자극될 때 비로소 발현되는 것이다. 우리는 선택에 의해 변화된다.
유전자는 감정이나 영성과 믿음, 신념 또는 음악에 대한 조예까지 인간의 모든 성향을 책임지는 주체가 되고 대인관계를 결정하고 사회적 문제를 판정하는 데까지 유전자와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유전자가 우리 몸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우리 몸의 유전자를 통제한다. 물론 유전자가 신체적 특징을 결정지을 수 있지만, 정서적 현상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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