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활동가들이 남녀 양성이 아닌 제3의 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간성을 자주 언급한다. 이들이 말하는 간성(intersex)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간성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용어로서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다. 공식 의학용어는 성발달이상(disorder of sex development, DSD)이라는 발달질환으로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지는 감수분열 과정의 이상으로 생긴 질환이다. 젠더주의자들은 이를 질환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DSD를 성발달차이(difference of sex development)라고 부르며 용어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에 있어 DSD를 “그 외 분류하기 어려운 성”으로 정의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 같으나, 국제질병분류(ICD-10)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도 명백히 질병으로 정의되어 있다.
성발달이상은 남성의 정자가 생성되는 과정 혹은 여성의 난자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일부 잘못된 정자나 난자가 생성되고, 그것들이 수정되어 태아가 되었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임신초기 자연유산 중 많은 부분은 이처럼 잘못 생성된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까닭에 배아가 지속해서 발달하지 못하고 발달이 중지되기 때문이다. 성발달이상은 모호한 성기의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염색체 검사나 전장유전체 서열분석 등의 방법으로 원인을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원인에 따라 각각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
성발달이상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성염색체 숫자에 이상이 있는 경우이다. 정상적으로 여성은 XX, 남성은 XY를 성염색체로 가진다. XO(터너증후군: 성염색체로 X 염색체 하나만 가진 경우), XXY(클라인펠터증후군: X 염색체 2, Y 염색체 1 가진 경우), XXX(트리플 X증후군: X 염색체 3개 가진 경우), XYY(야콥증후군: X 염색체 1, Y 염색체 2 가진 경우) 등 성염색체인 X 혹은 Y 염색체의 수가 과잉 혹은 부족에 의해 나타난다. 이 경우에는 생식기 형태에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식기의 형태는 오직 Y 염색체에 의해서만 결정되기 때문에 Y 염색체가 있으면 남성, 없으면 여성이다. X 염색체의 수가 과잉될수록 지능의 저하가, Y 염색체 수가 과잉될수록 폭력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성염색체 숫자의 이상은, 상염색체 중 21번 염색체의 수가 하나 더 많을 때 다운증후군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이들 대부분 질환의 경우 성징은 명확하며, 생식능력은 상실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결혼한 후 불임의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염색체 이상을 발견한다. 치료는 불가능한데,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모두 잘못된 성염색체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성염색체와 반대되는 생식기 형태를 가진 경우인데 XY 성염색체를 가진 여성(스와이어증후군)과 XX 성염색체를 가진 남성(델라샤펠증후군)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남성으로 성분화를 결정하는 인자가 Y 염색체의 SRY(성결정부위)에 있어야 하는데 정자가 생성되는 과정에 X와 Y 염색체 사이에 교차가 일어나 SRY가 X 염색체로 옮겨간 정자가 만들어진 경우이다. 이 경우 SRY가 존재하는 X 염색체를 가진 경우에는 남성, SRY가 없는 Y 염색체를 가진 경우에는 여성생식기를 가진 아이로 발달한다. 두 경우 모두 X와 Y 염색체가 섞인 성염색체를 모든 체세포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료는 불가능하고, 생식능력을 상실한다. 소아청소년과(유전학), 내분비내과, 정신과가 협진하여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생식기의 형태는 명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성호르몬이나 생식기 발달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만드는 효소 혹은 그 호르몬의 수용체에 발생한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질환이 있다. 성발달이상에서 가장 많은 0.1~0.2%에서 발병한다. 그중 선천성부신과형성증, 자웅동체, 안드로겐무감응증후군, 5α-환원효소 부족증, 뮐러관유지증후군, 뮐러관 무형성증 등이 있다. 이중 어떤 경우에는 진정으로 모호한 생식기의 형태를 나타내어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 형태가 뒤섞여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 중 부신과형성증의 경우에는 적절한 호르몬 투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해 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생식기의 형태가 이상하거나, 성장하면서 호르몬의 정상적 합성이나 작용이 차단되면서 성정체성의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때 본인이나 부모님들은 너무 당황하여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 좋다. 유전학적 검사를 면밀하게 받아볼 것을 권하며, 원인을 명확히 진단한 후 의료 개입을 가장 단순화할 수 있는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젠더퀴어, 판젠더, 젠더뉴트럴 등 모호한 성정체성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 성발달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간성이라는 비과학적 용어에 의지하여 모호한 성정체성을 인정하라고 주장하려는 것일 뿐이다. 젠더주의자들에 의해 간성이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성발달이상 환자는 오히려 의료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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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