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읽는다고 하지만 대부분 자의적으로 읽을 때가 많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성경의 1차 독자가 아니기 때문이며 성경 속 언어, 역사, 문화가 우리의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대로 성경을 해석하기 때문에 해석을 통해 얻은 본문의 의미가 하나님의 음성이라기보다는 각 사람의 생각이 반영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 본문에 대한 해석이 사람마다 다르게 되었고 그 해석이 타당성을 잃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박정관 목사(충신교회 협동목사, 저자)는 성경과 독자의 낯선 간극을 친절하게 해소해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들이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해석의 원칙을 이해한 다음 그 원칙에 따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이 말씀에 반응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책 속에서 “성경을 포함한 모든 글의 해석은 지금까지 설명한 세 차원에 대한 적절한 시야를 확보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성경을 해석할 때 주로 단어에 초점을 맞춘다. 앞에서 말했듯이, 모든 글은 단어로 이루어졌으니 단어의 의미만 정확히 알면 아무리 길고 복잡한 글이라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글은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단어 뜻을 정확히 안다고 문장이나 담론의 의미가 제대로 드러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영어 같은 외국어를 공부할 때 사전에 든 단어를 모두 외우고 문법책을 독파하기만 하면 다 되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를 어느 정도 익힌 다음에야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문법책에 나오는 표현과 실제 생활에서 들리는 표현 사이의 차이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때가 되면 각 상황 또는 맥락에 맞는 문장을 송두리째 암기하라는 말이 귀에 들어온다. 말하자면, 길을 물을 때, 물건을 살 때, 음식을 주문할 때 등 ‘상황’에 따라 실제로 어떤 문장을 사용하는지를 알아야 영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은유는 한편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게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 땅의 현실과 초자연적인 차원의 현실 사이의 관계를 보게도 한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를 제시하는 성경에서도 은유가 자주 등장한다. 성경의 은유는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것에 근거한다. 보이는 것이나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가리키는 은유도 주로 사람들의 관계나 사람과 그 주변 것과의 관계를 근거로 한다. 앞서 예로 들었듯이, 하나님과 그 백성을 각각 아버지와 자녀, 목자와 양, 토기장이와 그릇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성경을 삶의 자리와 연결하는 데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이미 설명했듯이, 삶의 자리에서는 자연의 법칙과 인간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섭리가 합류한다. 어느 한 요인만 작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성경을 일상의 삶과 연결해 삶 속에 하나님이 어떻게 활동하시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하나님의 섭리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일단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이는 그대로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박정관 목사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과 언어학을 전공했다. 이후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과 하버드 대학교에서 성서학을 전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신학과 해석학을 연구했다. 현재 충신교회 협동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연동교회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하나님이 찾으시는 참된 예배자>, <담임목사가 꿈꿔야 할 예배>, <하나님의 교회 사람의 교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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