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또 누군가를 위로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로해야 할 때 무슨 말로 위로할까 생각합니다. 제가 어렵고 힘들었을 때 어떤 말이 가장 큰 위로가 되었을까 돌이켜보지만 기억에 남는 말들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때 누가 나와 함께 있었느냐를 기억합니다. 여러 마디의 위로보다 그와 함께하면서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욥의 세 친구들은 욥이 재앙을 받아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위로하려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밤낮 이레 동안을 욥과 함께 땅바닥에 앉아 있으면서도, 욥이 겪는 고통이 너무도 처참하여, 입을 열어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욥2:13)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욥에게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욥의 세 친구들이 입을 열어 욥을 위로하기 시작했을 때 그 말들은 욥에게 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의 말이 위로로 들리지 않고 욥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로 들렸습니다. 누군가를 위로한다고 내놓은 말이 위로가 아니라 오히려 아픔과 오해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놓지 않게 하옵소서. 고통의 순간에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그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될 것이라는 생각하게 하옵소서. 그때 우리의 목소리가 아픔과 슬픔을 주는 일이 없게 하옵소서. 믿음으로 간구합니다. 연약함을 고쳐주옵소서. “사랑의 우리 주여 위로하소서. 임마누엘 주여! 새 힘주소서.”

고통을 겪는 이들의 곁에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옵소서. 저희도 그들과 함께하겠습니다. 위로는 말이 아니라 저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욥이 희망을 놓지 않듯이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 자리에서 말씀을 나누고, 말씀의 진리가 실현되는 것을 기대합니다. 말씀이 인간이 되셨듯이 우리 가운데서 생명의 사건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렇게 고통과 죽음을 넘어 성령의 바람이 불듯이 찾아오시옵소서. 모진 희망의 뿌리가 하나님께 있다는 역설을 발견하게 하옵소서. 고통을 넘어서 희망하는 인간의 끈질김과 이러한 인간의 미래가 실현될 것이라는 약속을 믿습니다. 저들과 함께 있어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18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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