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생활비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지 성공회 교구 목사들이 공식적으로 급여 인상을 요청했다. 이는 5백여년 동안 일어난 적 없는 조치라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성공회 내 성직자 2천명과 평신도 임원을 감독하는 연합인 유나이트(Unite)는 2024년 4월부터 성직자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9.5% 인상할 것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트의 CEECA(Church of England Clergy & Employee Advocates)는 처음으로 영국 성공회의 보수 및 봉사 조건 위원회(RACSC)에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초대받았다.
유나이트 활동가이자 성직자인 샘 매기니스는 성명을 통해 “성직자들은 생활비 위기 중에서도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노력해 왔다. 중요한 봉사와 활동을 촉진 및 조정하고, 도움이 필요한 개인에게 개인 돌봄과 안내를 제공하고,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희망과 연대감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난해 많은 성직자들이 생계를 꾸릴 수 없었기 때문에 자선 지원에 의지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매기니스는 “너무 많은 성직자와 그 가족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고난과 불안을 해결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맞춰 급여를 되찾는데 (인상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는 “모든 성직자는 재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나 개인의 복지를 증진하고 지역 사회에 효과적으로 봉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나이트는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급여를 지원하는 본당이 일선 성직자 및 지역사회와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음을 인식한다”라고 했다.
샤론 그래함 유나이트 사무총장은 “2022년 교회 위원들의 연례 보고서에 103억 파운드(132억 달러)의 투자 기금이 기재되어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 기금이 성직자들의 급여 인상을 허용하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함 사무총장은 “모든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영국 성공회 성직자들은 생활비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이 소명이라고 주장하지만 단순한 진실은 현재 보상으로 그들은 일하는 빈곤층에 속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 성공회는 은행에 수십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목회자들이 원하는 약간의 인상분을 성직자들에게 충분히 지불할 수 있다. 성직자들은 미래 믿음의 교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유나이트는 지금 여기에서 그들을 위해 더 나은 거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라고 했다.
영국 성공회 대변인은 교단이 목회자들의 생활비 위기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최소 및 기준 급여 수준에 대한 연간 권장 사항에 대한 심의에서 교구의 경제성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하원 도서관(House of Commons Library)에 따르면 2022년 10월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41년 만에 최고치인 11.1%에 도달하면서 2021년과 2022년 동안 영국에서 생활비가 급격히 증가했다. 2023년 4월까지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8.7%로 완화되었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은 가정용품과 서비스의 경제성에 영향을 미쳤다.
CP에 따르면 지난 해 수십만 명의 영국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는 상승하는 에너지 요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직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구들이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약 380만 달러를 따로 마련했다.
유나이트는 성직자의 국가 최저 급여를 2만9천340 파운드(3만7천600달러)로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국가 급여 기준을 3만1천335파운드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유나이트 성명서는 “이 수치는 교회 교구에서 성직자를 위한 개별 봉급을 설정하는 데 사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나이트는 또한 모든 교구가 성직자에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국가 기금 시스템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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