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가 지난 18일 분당우리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하며 자신이 “택시 운전의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된 것”에 대해 나눴다.
이 목사는 “내가 요즘 재미있는 일을 좀 한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택시 운전을 해보는 것이다. 예전부터 택시 기사 자격증은 있었다. 택시는 풀타임으로 일해야 하는데 나는 사역을 하면서 풀타임으로는 할 수 없어서 포기했었다.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최근에는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월요일이나 혹은 주중에 짬을 내서 일을 한다”고 했다.
그는 그 이유로 “믿지 않는 사람들이 궁금하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좀 전하고 싶었다. 더 큰 의도는 성도들의 주중 삶이 궁금했다. ‘얼마나 힘들게 사실까?.’ 나는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안 믿는 사람을 접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학교 다닐 때 빼고 나는 교회에서 살았다”고 했다.
이어 “초보 기사로 택시 운전을 하며 실수를 해서 평생에 잘 안 듣는 꾸지람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내가 만난 손님들은 깍쟁이들도 있었지만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며 “한 예로, 내가 택시 운전이 서툴다 보니 콜을 받아 가서 손님을 지나쳐 가는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차선을 돌아서 다시 그 손님께 갔다. 그분을 태우고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랬더니 나보고 ‘다음부터는 실수해도 손님한테 그렇게 낮은 자세로 죄송하다는 말 하지 마세요. 그러면 손님들이 우습게 여겨요’라고 나를 편들면서 다그치더라. 마치 나를 생각하는 어머니 같은 꾸지람이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본문인 창세기 20장 1-7절에 ‘사라를 아내라고 아비멜렉 왕을 속인 아브라함을 가르치며 “오늘 본문에 아브라함은 임기응변으로 자신의 문제를 모면하려고 하다가 큰 수치를 경험한다. 원래대로라면 열방의 아비가 되는 영향력 있는 선한 삶을 살아야 하는 아브라함이 지금 굉장히 초라하고 비참한 자리에 빠져 있다. 그런데 본문의 흐름을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성경은 의도적인 것 같다. 이 하나님 믿는 아브라함은 치사하게 아내를 속이는 초라한 모습이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 아비멜렉 그랄왕은 굉장히 멋지게 묘사됐다”
이어 “하나님을 아는 아브라함은 치사한 짓을 하고 있다. 오히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아비멜렉이 하나님을 믿는 아브라함을 꾸짖고 있다”며 “이 구절이 내게 아프게 들려오는 이유는 이것이 부인할 수 없는 오늘날 한국 교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는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이 믿지 않는 아비멜렉에게 꾸지람을 듣는다. 요나는 다시스로 도망가다 믿지 않는 배의 선장에게 꾸지람을 듣는다. 다른 번역을 보면 선장이 요나에게 고래고래 소리쳤다고 표현한다”며 “요즘에는 교회와 장로들이 세상에서 꾸지람을 듣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요즘에는 교회가 세속 미디어에서 조롱받는 것이 트랜드가 됐다. 때로는 줄거리하고 관계없이 우리를 조롱한다. 죄를 짓는 사람이 하필 목사 내지는 목사 딸이다”라며 “이런 것을 보면서 정말 속상하고 열받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그래서 이를 묵상하던 중에 세상 시나리오와 작가와 감독들이 교회를 향해 시위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마치 우리에게 데모를 하는 것 같다”며 “이것은 마치 하나님을 25년째 믿는 아브라함이 믿지 않는 그랄의 왕에게 꾸지람을 듣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상한 점이 있다. 거짓말은 아브라함이 지었는데, 하나님은 아비멜렉을 찾아가셨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속았는데,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편을 드신다”며 “그러나 이는 하나님이 누군가를 편들어 주시는 것이 아니다. 이는 굽은 것을 펴는 것이다. 하나님의 목표는 굽은 것을 제자리로 돌아키시는 것 즉, ‘궤도에서 이탈한 아브라함’을 돌이키시려는 것이고, 아브라함의 기도로 인해 아비멜렉은 그의 것들이 다 회복되는 하나님의 자비의 역사이다”라고 했다.
또한, “아브라함은 사라로 인해 하나님 안 믿는 아비멜렉에게 꾸지람을 받을 때, 죽고 싶었을 정도로 힘들었을 것이다. 만약에 내가 어떤 도덕적인 문제로 불교인들에게 이런 문제로 지적받고 꾸지람을 받았다면 아마 나는 수치스러워 분당에서 더 이상 못 살 것이다”라고 했다.
이 목사는 “요즘 기독교인들은 이웃이 뭔가 조언을 잘 안 듣는다. ‘내가 그들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나? 나는 하나님과 교제하는 사람인데, 하나님이 내게 말씀하시는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잘 생각해봐라. 그 사람, 하나님이 보낸 사람이다. 점점 예수 잘 믿는 사람이 고집이 불통이고 대화가 안 되고 아집이 세고 한번 생각한 것은 죽어도 안 바꾼다. 부탁인데 옆 사람 얘기를 좀 들어라. 심지어 믿지 않는 사람 이야기도 어떤 때는 좀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7절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선지자’라고 한다. ‘선지자’는 원어적으로 하나님의 말을 대신 전하는 사람이다. 그 ‘선지자 아브라함’은 궤도를 이탈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내치시기 보다는 잘 가르쳐서 돌이키기를 원하신다”고 했다.
그는 “내가 가장 절망하는 경우는 참 성숙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얽히면 돌변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봤다. 원론적으로 참 말을 잘하던 사람들이 자신과 단 돈 만원이라도 이해관계가 얽히면 얼굴을 붉힌다”며 “예배에서 눈물 쏟으며 은혜받고 나가서 주차장에서 나보다 먼저가는 사람을 못견뎌 하는 교인들이 있다. 믿을 수가 없다. 그게 우리다”고 했다.
이어 “아브라함처럼 부끄러운 자리에 빠지고 수치를 당하고 한국 교회가 만신창이가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기도제목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신분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빛과 소금이라고 하셨는데, 교회 안에서 교인들이 서로 더욱 빛난다고 비교하고 다툰다. 그런데 하나님이 말씀하신 빛은 ‘우리 자신’이 아닌 ‘세상’을 비추는 빛이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둘째, 약점을 방치하면 반드시 이 약점이 나를 치명적으로 넘어뜨리는 흉기가 된다. 굽은 것을 펴야 한다”며 “이어 셋째, 하나님을 의지하는 훈련이다. 아브라함은 25년 훈련받았다. 제자훈련 받았다고 스스로 성숙하다고 생각하다면 제자훈련을 다시 받아야 한다. 제자훈련의 마지막 단계는 ‘나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훈련을 100년을 받아도 우리는 깨지기 쉬운 질그릇이다. 영적으로 깊어지면 더 이상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는 질그릇이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왜냐면 내 안에 보배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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