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ChatGPT)가 주관하는 교회 예배가 독일 바이레른주 소재 성바울교회에서 열렸다. 챗GPT가 집례한 예배에 대한 신자들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 의견 간 대립이 팽팽했다.
지난 10일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각) 독일 바이레른주의 성바울교회에서 챗GPT의 주도 하에 약 40분 동안 설교, 기도 등이 진행됐다.
설교를 집례하는 목사는 챗GPT를 통해 흑인 남성 아바타로 구현됐고, 설교 단상 위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밖에 여성 2명, 남성 2명 등 총 4명의 아바타가 등장해 예배 전반 순서를 진행했다.
흑인 남성 아바타는 단조로운 목소리와 경직된 얼굴 표정으로 “올해 독일 개신교 대회에서 여러분에게 최초의 인공지능으로 설교를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예수를 신뢰하면서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의 도전에 집중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설교했다.
인공지능 아바타의 설교에는 피상적인 표현이 일부 드러나자 신자들 사이에선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예배에서 신자는 약 300명이 참석했다.
이 예배를 기획한 빈 대학교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요나스 심머라인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예배의 98% 정도를 챗GPT가 만들었다”고 했다.
신자들 중 일부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예배를 촬영하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챗GPT가 집례하는 예배에서 주기도문을 따라 부르지 않으며 언짢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참석한 신자 하이데로즈 슈미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마음도 영혼도 없으며, 아바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몸짓도 없었으며, 빠르고 단조롭게 말해서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국내 한 여론조사에서도 챗GPT를 이용해 작성한 설교문에 대해 목회자들이 기대하는 신자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3월 24일부터 25일까지 목회자 650명(담임목사 325명, 부목사 325명)을 상대로 챗GPT에 대한 인식 및 사용 실태 조사를 묻고 4월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목회나 설교를 위해 챗GPT를 사용해본 경험자는 5명 중 1명 꼴(20%)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9%는 앞으로 목회자들이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본인 사용 의사를 물었을 경우 응답자의 4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챗GPT를 이용한 설교문 작성에 ‘교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목회자의 54%였다. ‘교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20%로 드러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챗GPT를 설교에 활용할 때의 문제점, 표절 문제, 설교 준비에 대한 우려 등을 종합하면, 아무리 챗GPT가 발전을 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영을 돌보는 목회자들은 자신의 묵상과 연구,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찰력을 키우고 그 통찰력을 설교와 목회에 반영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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