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화진포길에 있는 ‘김일성 별장’은 셔우드 홀 선교사가 1938년 아버지 제임스 홀의 순직생명보험금을 기반으로 건립한 선교사들의 안식처였다. 이후 김일성 일가가 1948년부터 1950년까지 별장으로 사용했다. 한국전쟁 중 우리 지역에 포함됐고, 지금은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다.
당초 고성군은 이 김일성 별장을 셔우드 홀 선교사의 기념관으로 조성하려 했다. 그러나 별장 활용에 대해 국방부와 협력이 불가해져 화진포생태박물관을 리모델링해 셔우드 홀 문화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오는 6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연내 마칠 계획이다.
셔우드 홀 선교사는 제임스·로제타 홀 부부 사이에서 지난 1893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1년 생을 마감했다. 한국 근현대 의료에 큰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평양선교기지를 개척했고 평양기홀병원, 광혜원(현 세브란스병원), 동대문 부인병원(현 이화의료원), 인천부인병원(현 인천기독병원) 등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했다. 1932년 결핵 퇴치를 위한 크리스마스씰을 발행하기도 했다.
한편,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는 고성군, 로제타홀기념관, 대한결핵협회와 4일 오후 고성군청 회의실에서 ‘셔우드 홀 문화공간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날 함명준 고성군수는 “셔우드 홀 문화공간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웠는데, 감리교회와 로제타홀기념관, 결핵협회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기감 이철 감독회장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고성군이 다시 주목받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순례의 중심이 되길 기대한다”며 “결핵에 대한 인식이 옛날과 달리 많이 없어진 상황인데, 아직도 결핵에 대한 위험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이번 사업을 통해 결핵에 대한 이해도 새롭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회장은 셔우드 홀 선교사가 어렸을 때 이모처럼 친하게 지냈던 박에스더(본명 김점동/한국 최초 여의사)가 결핵으로 사망하자 큰 충격을 받아 전공을 결핵연구로 택하고 평생을 결핵 퇴치를 위해 헌신했다고 그를 소개하기도 했다.
로제타홀기념관장인 강경신 목사는 “병원에 근무하면서 한국 근대의료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선교사들이 기여한 것에 대해 관심이 소홀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고성군에서 너무 귀하고 소중한 사업을 추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신민석 대한결핵협회 회장은 “OECD국가 중 한국이 결핵 발생율 1위로 10만 명당 43명이 발생하고 있다”며 “고성군에서 귀한 사업을 진행해 주셔서 결핵 발생율 최소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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