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 조선의 마지막 국왕인 고종은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Appenzeller·1858~1902)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나 선물했다. 그 선물은 나전흑칠삼층장으로, 최근에 이 유물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펜젤러 선교사를 거쳐 그의 둘째딸 아이다 아펜젤러, 손자인 커티스 크롬, 증손녀인 다이앤 다지 크롬에게 전해졌으며, 100년이 넘은 귀중한 유물을 한국에서 보존·보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손녀인 다이앤 다지 크롬이 기증했다.
이번에 나전흑칠삼층장이 기증된 곳은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이번 기증을 계기로 '2023년 국외소재문화재 관련 민간단체 사업'에 선정되어 국외 문화재 실태조사, 활용 및 보존 콘텐츠 개발 등을 하게 된다.
이 나전흑칠삼층장은 아펜젤러 가문의 가보로 여겨지는 귀한 가구이다. 높이 180.3cm, 가로 114.9cm, 세로 54.6cm의 크기를 가지며, 검은 옻칠 바탕에 나전(전복 껍데기) 빛이 어우러진 최고급 공예품으로 꼽힌다. 아펜젤러 선교사를 거쳐 그의 가족들에게 이어진 이 유물은 100년이 넘은 시간을 거쳐 손녀인 다이앤 다지 크롬이 한국에서 보존하면서 귀중한 역사 유산을 지키게 되었다.
한편,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학술적인 연구와 보존·관리 방안을 다룬 대규모 학술세미나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나전흑칠삼층장의 유산적 가치를 조명할 예정이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최종희 관장(배재대 조경학과 교수)은 “나전흑칠삼층장은 고종이 근대교육에 헌신한 아펜젤러 선교사에게 전한 고마움의 표시”라며 “올해 하반기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시민들에게 ‘나전흑칠삼층장’ 사례를 공유해 국외 소재 한국 문화재 반환에 대한 의의와 향후 보존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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