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성서학연구원(원장 이은우 교수)이 최근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고대 이스라엘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과 계명과 윤리와 기독론’이라는 주제로 제114회 성서학연구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우상숭배의 언어가 된 사랑’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조정호 박사(장신대 구약학, 늘푸른청소년미래 사무국장)는 “신명기와 호세아서의 유사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학자들이 있다. ‘사랑(아하브)’은 그런 유사성 중의 하나”라며 “바인펠트(M. Weinfeld)는 두 책의 가장 눈에 띄는 접촉점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사랑을 대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신명기의 사랑은 계약으로 가장 잘 개념화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다.
이어 “모란(W. Moran)은 신명기의 사랑이 고대 근동의 왕들 간의 조약, 왕과 신하, 봉건 영주와 봉신 간의 관계를 사랑으로 표현한 경우와 유사하다고 보고, 이를 계약적 사랑이라고 개념화했다”며 “신명기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이스라엘에 명령되는 하나님 사랑, 그로 말미암은 계약관계 형성과 쌍방의 의무를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 “호세아서는 결혼 비유와 아버지-아들 비유를 통해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사랑과 계약 관계를 보여준다. 특히 호세아 1-3장의 결혼 비유는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대한 사랑과 계약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우상을 사랑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계약 의무를 철저히 저버린다는 것을 강조한다”며 “이 점에서 호세아서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사랑과 계약 관련 쌍방의 의무를 제시한 신명기와 대조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신명기와 호세아서는 모두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계약 의무 이행의 신실함을 증언한다”며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사랑과 계약 준수에 관한 한, 신명기는 그것을 명령하고 호세아서는 그것이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세아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그의 율법을 저버리고 우상을 사랑한다고 묘사한다”고 했다.
그러나 “호세아서가 이스라엘의 우상에 대한 사랑을 ‘아하브’로 표현한다는 것에 대하여는 일치된 의견이 없다”며 “엘스(P. J. J. S. Els)는 호세아서가 증언하는 이스라엘의 종교적 배교와 이방국과의 불법적인 외교관계를 나타내는데 사용된 아하브는 비유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뱅(C. Vang)은 호세아서에서 아하브가 이스라엘의 배교를 기술하기 위하여 사용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간접적이라고 본다”며 “이방신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는 ‘음행함’을 의미하는 ‘자나’이며, ‘아하브’는 이방신들을 사랑의 대상으로 묘사하기 위하여 분사형태로 사용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호세아서 1-3장의 결혼 비유가 바알을 섬긴 이스라엘의 종교적 배교만을 중심주제로 삼는지 혹은 북이스라엘의 정치 외교적 관계를 포함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며 “호세아서의 결혼 비유가 이스라엘의 종교적 배교를 비판한다는 주장은 호세아서 2장 2-13절이 종교적 배교를 명백하게 언급한다는 점에서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반면 호세아서의 결혼 비유가 북이스라엘의 정치 외교적 동맹을 함축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호세아서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주전 8세기 이스라엘의 사회정치적 배경을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며 “이 논쟁은 이스라엘의 사랑의 대상이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관련된다. 결혼 비유의 중심주제에 따라서 이스라엘의 사랑의 대상은 이방신 혹은 이방의 강대국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박사는 “사랑(아하브)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규정하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며 “구약성경에서 신명기와 호세아서는 사랑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가장 집중적으로 묘사한다”고 했다.
그러나 “두 책은 사랑을 중심으로 한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의 양상을 매우 다르게 표현한다”며 “신명기에서 사랑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그의 백성으로 선택하여 구원하고 땅을 제공하는 계약관계 형성의 원동력이다. 계약관계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도록 계약의 상호성을 발생시킨다. 하나님의 계명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정의와 공의를 행하신 것처럼 이스라엘도 정의와 공의를 행하도록 명령하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준수하는 이스라엘은 필연적으로 하나님을 닮게 된다(신 10:17-19). 그런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지속적인 보호를 받고 번성을 누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호세아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강한 정서적 언어로 표현한다”며 “그 사랑은 하나님을 고통스럽게까지 하지만, 하나님은 그 고통을 스스로 이겨내며 여전히 이스라엘을 사랑하고 그들과의 계약관계를 유지하신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명령받은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다. 대신 바알을 사랑하고 그들을 경배한다. 또한 강대국을 사랑하고 그들과 동맹관계를 형성한다”며 “바알은 생필품을 공급한다고 인식되고, 앗수르와 맺은 봉신계약은 당시의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계약관계의 상호성을 볼 수 있는 대목들”이라고 했다.
또 “이스라엘은 그들이 사랑하는 바알을 닮아 가증하게 되며, 그들이 숭배하는 송아지 형상을 따라 완고하고 무기력하며 생명력 없는 어리석은 자들이 되었다”며 “신명기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이스라엘도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명령하나, 호세아서의 이스라엘은 하나님 대신 이방신과 강대국들을 사랑한다”고 했다.
아울러 “신명기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사랑의 관계의 특징들로 계약과 하나님 닮음을 제시한다”며 “그러나 호세아서는 이러한 특징들이 이방신과 강대국의 관계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점들은 사랑이 이스라엘과 관련해서는 우상숭배의 언어가 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 강연에는 ▲엄재광 박사(장신대 구약학, 새문안교회 부목사)가 ‘잠언 5, 6, 7장의 구조와 의미’ ▲이해영 박사(장신대 신약학, 서울성민교회 담임목사)가 ‘성령론적 윤리로서 요한의 윤리-서사 구조적 관점으로 바라본 요한복음의 윤리’ ▲허창윤 박사(장신대 신약학, 분당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요한계시록의 서사적 기독론에 관한 연구-네 명의 기독론적 인물들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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