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 주의 연대는 대대로 무궁하니이다” -시 102:24
중년기가 되면 뇌에 필요한 영양인자들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식물이 자라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영양소가 필요한데 뇌에도 영양인자가 필요하다. 뇌의 영양인자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라고 하는 단백질이다. 뇌유래 신경영양인자라고도 한다. 이것은 해마와 대뇌피질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런데 해마 안 BDNF가 많을수록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ACTH)의 분비를 억제시킨다. 쉽게 말하면, 스트레스가 오면 시상하부를 거치는데, 스트레스를 미리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BDNF가 해마에서 분비되면 스트레스를 다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중년기에 들어가면 해마가 약화된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BDNF를 분비하는 해마가 축소되기 시작하면서 기억력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앞으로 노년기에 가면 알츠하이머병이 된다. BDNF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신경세포를 성장시키고, 시냅스를 만들어주는 데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래서 뇌 영양인자, 뇌유래 신경영양인자가 중요하다.
인간은 신경세포에 포도당이 없으면 죽게 된다. 산소와 포도당이 제일 중요하다. 신경세포에 포도당을 공급해서 세포의 발달과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지는 신경발생, 뇌의 유연성인 신경가소성, 수초형성이 된다. 수초는 전선으로 말하면 피막이나 다름없다. 뇌세포와 뇌세포를 연결하는 교세포가 축삭이고, 그 축삭을 싸고 있는 막이 수초형성이다. 이러한 신경세포에 도움을 주는 것이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이고, 또 BDNF를 도와주어 시냅스를 강화시켜주고,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을 줌으로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대단히 중요하다.
두 번째,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이다. 혈관내피는 아주 중요하다. 콜레스테롤이 그곳에 껴 있으면 혈관이 막히고 자칫하면 혈액 응고도 된다. 또 혈류를 잘 조절해주는 곳이 혈관내피세포로, 여기서 일산화질소(NO)가 나와야 되는 것이다.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는 혈관투과성을 조절해서 혈액뇌관문을 열어준다. 그래서 혈액 응고 방지 기능을 하고 있고,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출입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중년기에 들어 심장병에 걸리면 대체로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는 혈관 건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 번째, FGF(fibroblast growth factor)이다. FGF는 시냅스를 강화시켜주어 학습 능력을 도와주고 집중력을 높인다. 아침 식사를 하고 나면, 두 시간 이후에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가 일곱 배나 더 많이 분비된다. 그래서 집중력, 학습 능력, 수리 계산 능력 등을 두 배나 더 강화시킨다. 수험생들이 학교에 시험을 치러 간다든지 공부를 할 때 아침밥을 먹고 두 시간 이후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학원에 가든, 학교에 가든 8시에 밥을 먹었으면 10시부터 하는 수업이 가장 효과적이다. 오후가 되면 질이 나빠져서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고 중년기에 들어서면, 섬유아세포성장인자를 생산하는, 별 모양으로 생긴 성상세포의 수가 감소된다. 노화와 더불어 해마의 치상핵에서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산이 감소되고 기억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하면 BDNF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또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섬유아세포성장인자,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가 모두 다 증가한다. 그래서 중년기에 운동이 대단히 중요하다.
작업 기억 덕택에 우리가 일과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대화를 하고 물건을 사고팔 때도 작업 기억이 필요하다. 8천 원짜리 물건을 팔았는데 상대방이 1만 원을 주었다면, 2천 원을 남겨주어야 한다. 작업 기억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작업 기억이 없다면 한시라도 일상생활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언어를 이해하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도 다 작업 기억 덕택이다. 또 작업 기억은 뇌가 추론하고 인지적으로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처리하는 뇌 시스템이다.
그런데 중년기가 되면 이 작업 기억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지내면서 누구를 만나고, 말하고, 물건을 사고, 전화하고, 일하고, 은행에 가서 돈을 찾는 모든 일상이 작업 기억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데, 중년기가 되면 작업 기억의 약화가 일어난다. 집중과 작업 기억에 관여하는 뇌가 있다. 전두엽 중에서도 전전두피질에 들어가면, 등가쪽 전전두피질의 시스템이 결국 하나씩 약화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등가쪽 전전두피질은 실제 30대 초반까지 성장한다. 우리 뇌 중에서 제일 늦게 발달하는 부분이 등가쪽 전전두피질이다.
18~25세까지 전두엽의 전전두피질이 다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더 깊이 들어가면 등가쪽 전전두피질은 더 늦게 발달한다. 그런데 60세가 되면 벌써 이것이 위축된다. 제일 늦게 발달했던 등가쪽 전전두피질이 60세가 되면 제일 먼저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억 체계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면, 아주 귀중한 물건을 보관해 놓고 깜빡 잊어버리는 것이다. 어떤 중년 여성은 자기 집의 귀중품을 오래된 가방 속에 넣어놓고, 깜빡 잊어버린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가방이 허름하니까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한다. 또 이사 갈 때 중요한 물품을 어디에 보관해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은행에 돈을 찾으러 가서 카드를 집어넣고, 돈은 안 빼고 다시 카드만 가지고 오기도 한다. 이것은 작업 기억의 문제로, 치매가 아니다. 이처럼 작업 기억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킨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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