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갈수록 체감 경기가 차가워지고 있는 요즘 이민자들에게 하루하루는 시간에 쫓기고 삶에 여유가 사라지고 있다. 동시에 목회자들 또한 이민자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 이를 치유할 틈도 없이 앞만 보며 나아가는 모습이 이민자들의 현실이다.
예향선교교회의 김종호 목사는 이민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담과 치유라고 말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을 때 이민 성도들은 건강한 신앙생활을 해나갈 수 없다는 말이다. 타운에서 6년 동안 목회를 하면서 치유사역에 힘쓰고 있는 김종호 목사를 만나봤다. 그가 섬기고 있는 예향선교교회에서는 오는 11일 김문훈 목사(부산포도원교회)를 초청해 일일 부흥집회를 갖고 12일 주일에는 태신자 초청 전도 잔치를 준비하면서 이민자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미국에서 목회는 언제 시작했으며, 교회 소개를 한다면.
2004년에 미국에 들어와서 8년 동안 있으면서 이민자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 2007년에 예향선교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면서 가면 갈수록 좀 더 성도들 입장에 서서 삶을 이해하려고 하고 이민현장에 더 있으려고 하는 마음이 커진다. 올해 교회 표어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사람을 편하게'다.
개척 당시에는 빨리 교회를 부흥시켜야 한다는 부담에 조급한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성도들을 행복하게 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해서, 성도들에게 보조를 맞춰가면서 목회에 임하고 있다.
신앙적으로 늦어진 성도들을 보면 상처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내적 치유와 상담사역을 통해 격려하고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이 있으면서 들어주고 울어주고 하는 모습이 성도들에게 힘이 된다. 또 제자사역을 통해 제자화 훈련을 하고 있다. 이 과정을 마친 사람들의 고백은 앞으로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고백을 하고, 교회 재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서 헌금을 하는 등 삶에 변화가 오고 있다. 예수님 방식으로 영혼의 삶에 들어가 울고 웃고 하면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교회에서 중점적으로 하는 사역은 무엇인가.
우리 교회에서 하고 있는 사역을 말씀 드린다면 예배 중간에 순서를 갖고 이민 교회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 이유는 개 교회주의를 탈피하게 위해서다. 다른 교회를 위해 기도하면 성도들의 의식을 넓힐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예수님 안에서 한 교회라는 것을 인지시킬 수 있다. 교육적인 차원도 중요하지만 우리 교회가 부족해도 중보기도로 섬긴다는 생각이다.
제자훈련에도 힘썼지만 성과가 보이지 않아 선배에게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선배가 '제자훈련을 하면서 생명을 줘봤나. 생명을 줘야 생명을 나눈다'고 하는데 생명을 줬다는 말을 못하겠더라. 그 말에 마음을 새롭게 하고 생명을 준다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하면서 성도들과의 만남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효과로 열매가 나타날 때 감사할 따름이다. 결국은 예수님처럼 같이 있어주고 말씀을 전하고 생명을 주는 것이 목회가 아닌가 싶다. 이 부분은 앞으로 평생 짊어져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또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다. 결국 다음 세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교회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는 역할은 아니기 때문에 교회학교 교역자가 중요하다. 최근 교회학교를 전문으로 하는 목사님이 오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솔로몬 김 목사님인데 그분 자체가 선교사 자녀이고 이민자의 자녀로 자라나서 아이들의 사정에 밝다.
교회에서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주일에만 만나서 교제 나누고 주중에는 모른체하면 절대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학교에 찾아가 계속 돌보는 부분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분이 전문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분이라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다음세대 사역은 이분에게 전적으로 위임을 하고 있다.
-교회에서 하고 있는 선교 사역은?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인도의 선교사님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다. 동북아교육 문화재단(NAFEC)을 통해 북한을 돕고 있고, LA에서 홈리스들을 돕는 거리선교회도 돕고 있다. 교회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선교를 최대한 하려고 한다. 특히 멕시코에 정기적으로 일일선교를 가서 선교사님을 돕고 있다. LA에서 오전에 출발해서 정오 즈음에 도착해 150명에게 핫도그를 나눠주고 이후 동네를 다니면서 전도지를 나눠주고 있다. 그리고 LA에 돌아오면 저녁때가 된다. 그동안 일일선교를 많이 다녀와서 다른 교회에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이민교인들 중에 생활에 지쳐서 힘들고 여유가 없는 교인들이 많다. 이민목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상담과 치유 부분이 지속적으로 필요함을 느낀다. 그게 되지 않으면 이민가정은 어려움을 겪기 쉽다. 이민목회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인격 장애를 가져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고 심지어 가족을 구타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교인들과 내적 치유를 목적으로 상담을 하다 보면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 그런 부분이 치유돼야 한다.
내적 치유는 예수님이 만져주셔서 치유되는 부분까지 가야 되는 것이니 거기까지 영혼을 안내해야 한다.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이나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그분들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용서하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 용서를 한 이후에는 자기의 죄를 회개하고, 그 자리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의 영을 물리치고 과거에 상처를 줬던 사람들을 축복하는 것이다. 자기 안에 얽힌 부분을 주님의 도움으로 풀어가는 시간을 통해 영혼들을 향한 용서와 축복이 이뤄지면 비로소 내적 치유가 이뤄질 수 있다.
내적 치유를 통해 알코올중독이 끊어지고 폭력성이 사라져 신앙생활 하는데 힘이 생겨나는 것이다. 특별히 이민자들은 고향을 떠나왔다는 충격이 있기 때문에 상처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과 치유사역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군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치유사역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치유 이후에 제자 양육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분은 내적 치유를 통해 우울증이 해소가 됐는데 6개월 이후에 다시 우울증이 온 경우도 있었다. 이유는 다음 단계를 밟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을 전인격적으로 대해야 하기 때문에 예배훈련과 제자훈련이 같이 가야 한다. 목회자가 설교만 잘해서는 안되는 것과 같은 원리로, 나도 계속 배워나가고 있다.
제일의 기본은 하나님 앞에 예배자의 모습으로 서는 것이고, 그 다음에 성도들과 교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거기서 발전하면 내적 치유와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 목회자의 가장 기본은 말씀을 묵상해 성도들에게 전하고 인격적인 각각의 성도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