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 참회의 수요일 아침. 주님을 뵙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왔사오니 저를 받아주옵소서. 옷을 찢으며 재를 뒤집어쓰는 심정으로 엎드리오니 불쌍히 여겨 주시고, 넓으신 품으로 저를 안아 주옵소서. 물이 바다를 덮음과 같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사죄의 은총이 넘치게 하옵소서. 저는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갈 존재입니다. 제가 지은 죄를 돌아보면서 회개합니다. 모든 죄와 허물이 다 용서받고 기쁜 마음이 가득하게 하옵소서. 모든 사람에게서 기쁨이 사라졌다는 요엘 선지자의 외침은 언젠가 닥칠 저의 이야기입니다. 두려움과 떨림으로 주님을 바라봅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정작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유익한 것인지, 또 무엇이 해야 하는지 모르고 세상의 기준에 따라 구할 때가 많습니다. 지금 재앙을 만났지만, 하나님의 방법으로 지켜주신다는 사실을 믿게 하옵소서. 재난을 피할 수 없는 어려운 현실에서도 믿음을 통해서 기쁨과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내가 모든 사람에게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딸은 예언을 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욜2:28)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같이 붉어지는 날이 오겠지만, 그러나 주님의 이름을 불러 구원을 호소하는 사람은 다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미래, 꿈, 이상! 우리에게 희망을 주옵소서.
주님의 이름을 불러 호소합니다. 그날이 바로 구원의 날임을 알게 하옵소서. 오늘, 저를 구원하시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명하셨기에 그 운명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몹시 두렵고 떨리셨지만, 그 치욕의 십자가 길로 향하셨습니다. 주님께서 가셨던 그 십자가의 길 그 두려움과 떨림의 길로 주님과 함께 나아가게 하옵소서.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주님 그 십자가에 달릴 때” 스스로 아파 뉘우치며 재 가운데서 회개합니다. 저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깨끗하게 하옵소서. 이제 주님께로 돌아갑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다시 싸매어 주시고, 우리에게 상처를 내셨으나 다시 아물게 하십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4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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