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좋은 씨앗을 밭에 뿌렸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밭에 가라지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가라지는 보이는 대로 뽑아야 합니다. 늦으면 뿌리도 깊게 내리고 넓게 번지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대답합니다. “'아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가라지와 함께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마13:29) 말씀대로 그때를 기다리겠습니다. 겨자씨는 씨앗 가운데 가장 작은 씨앗입니다. 그런데 땅에 심겨서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면 새가 깃들일 정도로 울창한 나무가 됩니다. 그때까지 기다리게 하옵소서. 누룩이 가루 속에 숨겨져 반죽을 발효시키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드러운 빵을 위해서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를 돌아볼 때 정말 겨자씨처럼 작고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또 누룩처럼 미미한 자로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위대한 하나님 나라를 작은 겨자씨에, 누룩에 비유하셨습니다. 저는 보잘것없고 누룩처럼 미흡한 사람이지만, 그러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이 가라지가 되지 않고, 하나님의 때에 알곡으로 구분될 수 있도록 준비하며 기다리게 하옵소서. “싹과 잎이 자라서 열매 맺게 되나니 우리들을 온전한 알곡 되게 하소서.” 세상에서의 기다림과 희망과 기대는 실망과 낙심으로 지치게 만듭니다. 나 자신이 작고 초라하게 생각되어도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어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질 때 알곡 된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리면서 알곡 되기 위해 힘쓰게 하옵소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 위로받는 것보다 위로해 주기를 기뻐하는 사람, 인정받기보다 인정해 주기를 기뻐하는 사람, 칭찬받는 것보다 칭찬해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 주기를 기뻐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알곡 되기 위해 힘쓰는 사람입니다. 가라지가 아닙니다. 알곡이 되려 애쓰고 있습니다. 겨자씨처럼 미미한 우리를 큰 믿음의 나무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누룩 같은 우리를 통해서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처음이며 마지막이십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8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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