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2023년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회’를 16일 오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올해 1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일반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이 조사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21%는 ‘신뢰한다’, 74%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주제발제를 맡은 김진양 부대표(지앤컴리서치)는 기윤실 등 다양한 교계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20년도 당시 31.8%를 기록한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2021년과 2022년엔 각각 20.9%와 18.1%로 급감했지만, 2023년도부터 21%로 소폭 반등한 점에 주목했다.
이어 김 부대표는 한국교회탐구센터가 포털 뉴스 등 온라인 여론에서 ‘교회·목사’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관 게시글 및 댓글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도 인용했는데, 이에 따르면 2020·2021년엔 ‘코로나’ ‘신천지’ ‘목회자의 강력범죄’ ‘입양아 학대’ 등이 한국교회 관련 주요 이슈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쟁과 참사에 대응하는 교회’가 관련 이슈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를 반등시킨 요인”이라 게 그의 진단이다.
여기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대형교회들의 구호 헌금 전달 ▲한국교회봉사단·월드비전 등 기독시민단체의 구호 활동 ▲지난해 11월 이태원 참사 직후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유가족을 위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개최한 위로예배 및 헌금 전달 등이 포함된다고 김 부대표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태원 참사 등 한국사회의 욕구를 잘 감지하고 대사회적 활동을 펼친 결과 신뢰도가 소폭 반등한 것”이라며 “이와 같이 진정성 있는 활동을 지속한다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돕고, 약자의 편에 서 있는 활동을 계속해서 펼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올해 기윤실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의 사회 기여도 속성별 평가’를 두고 ‘취약계층 구제 및 복지 증진’(38.2%)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한국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종교’는 1위로 조사된 가톨릭(26.7%)이 개신교(19.8%)를 앞지른 점에도 주목했다.
또 정 교수는 올해 기윤실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을 물은 결과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55.8%)이 제일 높게 꼽힌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신교는 복지관 운영 등 봉사활동을 가톨릭보다 월등히 많이 하는 종교”라며 “한국교회는 짧은 시간 양적 성장을 이뤄 냈고 대외적으로 복지관 운영 등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있지만, 내부적 운영이나 성찰 등이 부족한 부분도 있어 윤리와 도덕이 결여 된 모습으로 비춰지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윤리와 도덕이라는 진정성이 뒷받침되지 않다면, 한국사회는 교회의 봉사활동의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한국교회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순수한 의도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고자 했으나 사회는 그저 교회성장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경향도 있다”며 “봉사활동이 도구가 아닌 ‘인격적 관계’를 토대로 진실히 이행돼야,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신하영 교수(세명대 교양학부)는 “올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가톨릭, 불교에 이어 3번째를 차지한 것은, 그만큼 개신교 신자의 도덕적 책무에 대한 사회적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올해 기윤실 여론 조사에서 ‘한국교회의 사회 기여도 속성별 평가’로 제시된 항목 중 ‘개신교가 도덕과 윤리를 고취하고 있는가’에 대해 응답자의 70%가 부정적으로 답한 점을 주목했다. 이 가운데 ‘정직하지 못한 언행’은 응답자 부류 가운데 여성(21.2%), 60대 이상(23.9%)에서 제일 높게 나타났다.
신 교수는 “기회주의에 사로잡혀 부정부패 등이 판치는 한국사회와 달리 기독교는 세속을 초월하는 신념”이라며 “기독교가 정말 다른 이념과 달리 ‘세속을 뛰어넘는 초월성’이라는 강점을 견지한다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제시받은 개신교 신자 개인들이 일상에서 정말 윤리와 도덕을 고취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되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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