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염교회 조현삼 목사가 최근 교회 홈페이지에 ‘당신은 착한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목사는 “우리 말에는 사회 용어, 기독교 용어, 불교 용어가 있다”며 “교회 용어는 교회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알아듣지만, 사회에서는 못 알아듣는다. 교회 용어가 사회 용어로 확장된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교회 안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그러려면 말이 통해야 한다”며 “사회 용어는 교회에서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성도들이 사회 용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용어를 사회에서 사용하려면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교회 용어는 그들에게 방언이다. 방언은 통역이 필요하다. 교회는 사회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해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는 전도집회 설교를 할 때, 이걸 염두에 두고 한다. 설교는 쉬워야 한다는 말은 설교는 들려야 한다는 의미”라며 “교회와 사회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용어를 공동 용어, 이를 줄여 공동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와 사회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동 용어를 지키고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교회와 사회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이 있다”며 “사랑이나 용서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공동어다. 물론 그 의미는 교회 용어 사랑과 용서가 훨씬 깊지만, 그래도 이것은 별도의 설명이나 통역 없이 사회에도 사용할 수 있는 공동어”라고 했다.
또 “구원받는다는 말도 공동어로 분류할 수 있지만, 여전히 교회 용어로 분류된다”며 “일반 사회에서는 구조 구난 구호 등을 사용하지, 구원이라는 단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전도를 하며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라고 했더니, 상대가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내가 왜 벌써 죽느냐’는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며 “우리나라 선교 초기 때, 전도자들이 전도하며 ‘예수 믿으면 구원받는다’고 했더니 교회에 와서 왜 구원(10원보다 1원이 작은)을 주지 않느냐고 항의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전도할 때, 구원받으라는 말에 해당하는 사회 용어를 찾아 통역해 줄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 교회 용어에 해당하는 사회 용어를 찾는 수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목사는 “이런 수고 중에 선물같이 받은 두 문장이 있다”며 “하나는 ‘예수 믿고 행복하세요’이다. 또 하나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고 했다.
이어 “성경에서 예수 믿는 사람을 찾아봤다. 그리스도인은 항상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평안하고 감사하고 만족하고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라며 “고난 가운데서도, 좁은 길을 걸으면서도 그들은 이렇습니다. 이 사람을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 믿고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다 죽으면 천국에 들어가는 것, 이것이 구원”이라며 “이것을 교회 용어로 하면 천국을 미리 살다 천국 가는 것이다. 사회 용어로 하면 ‘예수 믿고 행복하게 살다 죽은 후에는 천국 가는 것이다.’ 어르신들에게는 ‘예수 믿고 행복하게 살다 죽은 후에 좋은 곳에 가셔야지요’라고 말을 걸기도 한다”고 했다.
아울러 “누군가를 ‘그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은 교회 용어이다. 설교 중에 이렇게 말하면, 다 알아듣는다”며 “그러나 사회에서 누군가를 이렇게 소개하면 못 알아듣는다. 대신 사회에서는 ‘그는 착한 사람입니다’라고 하면 바로 알아듣는다.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 착한 사람이다. 사도행전은 이방인들이 교회로 몰려오는 대목에서 바나바를 소개하며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다’라고 한 것은 의미 있는 소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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