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바르트 신학 - 왜 성경의 권위가 붕괴되었나’라는 주제로 나눈 김 박사는 “칼 바르트를 ‘말씀의 신학자’라고 한다. 그러나 이 닉네임은 그 당시 조롱기가 섞여 있는 말이었다”며 “이미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고 인간의 종교적인 문헌이라는 것이 판명된 지 오랜데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칼 바르트가 등장한 상황은 성경의 권위가 무너졌던 때”라며 “성경의 권위가 어떻게 무너졌는가. 이성을 중시하게 되는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이성으로 고전들을 비평하기 시작했는데,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허구로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절대 권위의 책인 성경을 비평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종교개혁자들의 성서관과 성경의 축자영감설, 기계적 영감설과는 차이가 있음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종교개혁자들이 ‘오직 성서로만’이라고 했던 그 의미는 교황의 권위를 성경의 권위로 옮기려고 하는 것이다. 즉, 교회와 교황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권위를 성경으로 옮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우리가 교황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성경에 복종해야 된다는 것이 ‘솔라 스크립툴라(Sola Scriptula)’, 오직 성서로만이라는 의미의 핵심 개념”이라며 “그것이 종교개혁운동이었고, 위대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종교개혁자 루터나 칼뱅 등은 성경의 기계적 영감이론, 축자적 영감이론을 주장한 분들이 아니다. 그리고 성경은 절대무오의 책이라고도 가르치지 않았다”며 “한 세기가 지나면서(17세기) 개신교 정통주의 시대(옛 정통주의)가 되면서 성경의 권위가 더 강조됐다. 그런데 18세기 계몽주의시대와 19세기 자유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그리고 고전비평을 했던 분들이 성경을 비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성을 가지고 성경을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성경에 많은 문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예를 들면 구약 창세기 1장과 2장 4절 이하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 창세기 6장 노아의 방주 안에 들어간 생물들, 신약 마가복음 14장 3절과 요한복음 12장 3절 향유를 부은 곳의 차이, 마가복음 15장 32절과 누가복음 23장 39~43절의 차이 등 차이가 있는 부분의 문제를 들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독일 함부르크 신학자였던 라이마루스(Hermann Samuel Reimarus, 1694~1768)는 성서비평학을 많이 발전시켰던 인물로, 성경은 오류와 거짓으로 가득 차 있고, 성경은 잘못된 열광주의를 가르치는 책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김 박사는 “결국,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엽 유럽 신학계에서 성경의 권위는 완전히 땅에 떨어졌다”며 “성경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기록한 책이 아니라 옛날 종교적인 영웅들이 어떤 종교적인 체험을 해서 기록한 책이며, 성경 안에는 많은 과장들이 있고, 신화와 민담도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함께 녹아있는 것이 성경이며, 인간의 글이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울러 “칼 바르트는 이런 자유주의 신학의 컨텍스트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 성경의 권위를 다시 확보하고 세워나가는데 성공한 인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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