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총회장 류영모 목사, 이하 한교총)이 14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탄소중립 연구논문 발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발제에 앞서 류영모 목사가 인사말을 전했다. 류 목사는 “오늘날 기후위기는 전쟁과 코로나19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당면과제가 되었다. 전 세계는 이러한 기후위기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ESG 경영 도입, RE100 글로벌 캠페인 등을 통해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영역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며 “교회 역시, 이러한 기후위기를 오늘날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보시기에 심히 좋으셨다’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회복될 수 있도록,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성도들이 깨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논문은 교회가 기후위기의 시대에 왜 앞장서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과 신앙의 논거와 더불어 행동과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발표다. 이제 우리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담론을 넘어 우리의 삶 가운데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창조하신 지구를 되살리는 일에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가길 소망한다”고 했다.
인사말에 이어 송준인 교수(청량교회 담임, 총신대학교)가 ‘생태계 위기와 그리스도인의 청지기직’이라는 주제로 발제 했다. 송 교수는 “생태계 위기의 원인은 데카르트의 인간중심적인 세계관, 즉 실재를 정신과 물질, 둘로 보는 이원론이 철학적 배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현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연을 도구화 하고 수단화하는 삶의 방식이 생태계 위기를 초래하였다. 또한 현대인의 가치관과 욕구가 소유와 소비와 향락에 삶의 의미와 가치를 두면서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환경을 오염시켰으며 생태계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의 신관과 창조론, 인간중심적인 세계관은 성경 본래의 세계관이 아니라 근대 서구의 인간중심적인 세계관에 맞도록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결과임을 밝혔지만, 우리는 겸허한 자세로 그 비판까지도 받아들여 성경이 말하는 바른 신관과 창조론과 인간관과 자연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생태계 파괴가 있다. 루터와 칼빈이 말한 하나님의 도덕적 형상인 지식, 의, 거룩함의 파괴는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상호관계에 대한 무지를 낳았고,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상실함으로 바른 상호관계가 파괴되었으며, 돌보며 섬겨야 하는 청지기적인 거룩함을 잃어버려서 방종하고 남용하고 오용함으로 생태계 위기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우리는 잃어버리고 파괴된 하나님의 도덕적 형상을 되찾아 자연에 대한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하나님의 청지기적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예언자적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이어 “인류는 오늘날 COVID-19으로 인해 유례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COVID-19과 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출현은 대규모의 가축 사육, 환경 파괴, 야생동물의 살육이나 매매로 인한 사람과 야생동물 간의 접촉이 일상화되면서 인수 공통전염병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야생동물 서식지를 파괴하는 벌목, 도로건설, 도시 확장과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 서식지를 잃어버린 동물들이 인간의 거주지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먹는 괴팍한 식생활 등으로 빚어진 예고된 환경 재앙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이런 환경 재앙들은 하나님의 경고이다.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고 세상을 사랑했던 죄, 하나님의 구속의 목적을 저버리고 세상적인 부와 향락을 좇았던 죄, 편리라는 미명 하에 환경을 파괴하고 욕심과 정욕에 이끌려 살았던 죄,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생명을 경시하고 탐욕의 종 노릇하며 살았던 죄, 하나님의 종이 아니라 사람들의 종으로 살았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우리는 핵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다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그러나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이 재앙을 거두어 가실 것”이라고 했다.
송 교수에 이어 ‘기후위기시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과 저력과 전망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인미 박사(기독교환경교욱센터 살림 연구소장)는 “환경문제에 대한 한국 기독교의 기존 연구는 주로 생태신학의 흐름과 주요 개념을 소개하는 것과 특정 단체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어왔다. 하지만 신학적 성격의 차이와 교회 현장의 다양성은 이러한 연구들이 소통되고 발전하며 나아가 현장에 적용되는 것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 점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에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신학적 관심과 교회적 관심의 간극을 줄이며, 나아가 교회가 환경문해력과 창조신앙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시대에 적합한 신앙적 실천을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며 “여러 환경문제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은 1970~80년대를 거치며 태동하였고, 이후 90년대를 지나면서 많은 생태담론들이 소개되고 응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관심의 정도와 지속성은 교단과 교회의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전지구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신학과 교회의 관심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교회와 신학이 환경문제에 대해 취해온 인식과 태도에 대해 살펴보고, 삶과 가치의 변화를 요구하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사례들을 제안해보았다. 종합해보면 한국의 교회와 신학은 환경문제를 비롯한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미미한 단계에 있지만 아래로부터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반갑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탄소중립 활성화를 위해 향후 한국교회가 고민하고 고려해야 할 것을 다음과 같이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 한국교회는 환경이나 기후위기와 같은 문제와 관련된 경험이 아직은 부족하다. 아무리 좋은 자료와 정책이 만들어져도 교회 현장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다양한 사례와 그에 대한 평가를 통해 교회 현장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보는 현장중심의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박사는 이어 “둘째로 교회의 탄소중립 실천은 구성원들의 참여와 자발성이 전제될 때에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교회가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 교회 내의 소통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셋째로 교회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의 목소리에 더 신중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과 사회제도는 이들의 위기를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교회는 창조신앙과 복음을 통해 이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넘어 희망을 발견하도록 이끌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두려움과 좌절을 위로해주며 창조 세계의 회복과 하나님 나라 건설에 헌신하는 사명자들로 세워갈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탄소중립을 향한 교회의 발걸음은 단순히 환경적 요소만을 고려한 교회의 캠페인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교회의 탄소중립은 교회 내 민주적 소통 및 교회와 지역사회 간의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교회개혁의 가능성도 포함하고 있으며 교회와 지역사회의 민주적 시민의식을 높이는 데에까지 나아간다”며 “탄소중립은 더 이상 자연환경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문제인 만큼 한국교회가 탄소중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한국교회는 지역사회 및 세계의 시민으로서 기독교적 가치와 정신을 전파하는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힌편, 심포지엄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는 홍찬혁 목사(기후환경위원회 위원, 예장합동보수 총무)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문창국 목사(기성 총무)가 대표기도를 드렸고 김진범 목사(기후환경위원회 위원장, 예장백석 부총회장)가 ‘서로 짐을 나누어 집시다’(갈라디아서 6:2)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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