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때에도 마음에 슬픔이 있고 즐거움의 끝에도 근심이 있느니라”(잠 14:13)
소아기에 발생되는 우울증에는 영아기의 의존성 우울증이 있다. 어머니와 격리되었을 때 울고 위축되고 발육이 지연되고, 반응이 느리고 무감각하며, 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며 아주 우울적이고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체중 감소와 불면증을 호소한다. 태어나서 4세 아이에게 가장 빈번히 발생되는데, 소아기 때도 가면성 우울증이 존재한다. 불면성, 과민성, 유뇨증, 학습장애, 반사회적 행동, 불안, 공포, 신체적 발육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유아기 우울증은 말을 하거나 손을 대도 반응이 없다. 잘 웃거나 울지를 않는데, 한번 울기 시작하면 달래기가 힘들어진다. 그리고 잠을 자거나 먹는 데 문제가 있고 변비나 설사를 한 다.
아동기 우울증은 불평, 불순종, 부정적, 잦은 울음, 변비, 설사, 유뇨증, 수면이나 섭식 문제, 두려움, 자살 생각 등으로 나타나며, 신체적 증상으로는 두통, 위통, 팔다리 저림, 손톱을 씹는 행위를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청소년들의 경우, 과식을 하거나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는 비전형 우울증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잠을 많이 자고도 아침에 깨우면 짜증을 부리고 신경질을 부려서 부모를 당황하게 한다. 학교에 가자마자 가방을 옆에 놓고 또 잠을 자며 학교에서 공부를 안 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 정면으로 대항해서 불량한 학생으로 보이고, 부모님이 꾸중을 하면 반항하거나 가출을 해서 엄청난 화를 키우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청소년의 우울증은 기분 변화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짜증을 내다가도 친구를 만나면 갑자기 좋아지고 행복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의심해야 한다. 청소년 우울증의 과민성은 때론 엉뚱하고 폭력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비행청소년, 일탈청소년으로 여겨진다면 일단 가면성우울증이 아닌지 일차적으로 의심해 보는 게 현명하다. 청소년 우울증은 특히 자살 생각에서 자살로 이어지는 확률이 다른 연령에 비해 9배나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아동·청소년 우울증의 원인은 첫 번째는 사랑의 상실이다. 가족 중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가족 간의 격리로 6개월 이상 떨어지는 것은 아이들의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유아기 때에는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에 의한 것인데, 정서의 뇌라고 불리는 측두엽에 속한 변연계는 10~12세 무렵에 거의 성숙된다. 이는 충동적이고 모험적인 사춘기 행동의 원인이 된다. 감정을 통제하는 이성의 뇌인 전두엽의 성숙이 변연계에 비해 약 8년 이상 늦어지는데(18세~20세), 이로 인해 청소년기에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변연계와 전두엽의 성숙 속도의 차이로 인해 충동적이고 모험적인 행동을 청소년기 초기에 더욱 심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는 자존감의 상실이나 소외감이다. 이 시기는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된 개체로서 타인과 성숙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또 개인의 정체성이 확립 되어간다. 자아 정체성이란 자신에 대해 느끼고 아는 것을 통합하여 자아상을 형성하고 자기의 위치나 능력 또는 역할과 책임들을 의식하며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무런 회의 없이 수용하였던 자기 존재에 대하여 새로운 의문과 탐색이 시작되면서 자신에 대해 해답을 찾으려고 애쓰다가 고민, 갈등, 방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것이 길어지면 정체감의 혼란이 야기된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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