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중신학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심원 안병무 선생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한국의 진보적 신학자, 목회자, 활동가가 대거 참여하는 학술대회가 오는 17일 서울 강북구 소재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한국 민중신학의 새로운 목소리’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에 앞서 한국민중신학회는 4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소재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원 안병무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취지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먼저, 김희헌 목사(향린교회, 한국민중신학회 회장)는 “우리가 안병무 선생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민중신학이라고 하는 작은 틀에서만 아니라 한국 기독교사에서 안 선생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 개혁과 신흥 공동체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젊은 지성의 실험을 오랫동안 장엄하게 펼쳐 오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정경일 박사(심도학사)의 프로그램 소개가 있었다. 정 박사는 “이번 학술대회는 20세기의 민중 고통과 해방에 참여했던 안병무 선생의 삶과 사상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21세기의 다양한 고통에 실천적으로 응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의 지적, 영적, 윤리적 성찰을 나누는 자리”라고 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학술대회에선 한국민중신학회 회장 김희헌 박사(향린교회)와 최형묵 박사(천안살림교회)가 ‘안병무의 삶과 신학’이라는 제목으로 개회 강연을 하고,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가 ‘영과 진리 안에서: 21세기 대승적 민중신학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특별강연을 한다.
기독교사회운동 분과를 맡은 김민아 박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는 “민중신학은 민중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신학화하고 신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며 “70~80년대 민중신학은 단순히 신학적 담론으로 강단이나 교회에서만 유통되는 언어가 아니라 현장에서 민중의 사건과 민중의 투쟁 그리고 민중의 고통 속에서 생생하게 유통되고 그 언어를 반영하는 그런 개신교 언어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70~80년대의 민중운동 속에서 민중신학은 민중과 그 운동을 설명하고, 어떤 때에는 기독교사회운동의 교과서이자 하나의 전략으로서 기여했다”며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민중신학이 한국의 전반적인 진보당과 민중운동의 쇠퇴, 민중의 죄성에 주목하면서 자기 해방의 실천자이자 해방자로서의 민중운동과는 조금씩 괴리되어 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한편, 학술대회 전날인 오는 16일에는 서울YWCA강당에서 심원 안병무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회가 개최되며, 도올 김용옥 선생이 ‘안병무민중신학과 조선사상사’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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