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학회(회장 이재근)가 지난 1일 오후 온라인 ‘줌’(zoom)으로 제407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상도 교수(호남신대)가 ‘한국 개신교회 순교자 추서 역사와 기준에 관한 소고’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 교수는 “순교는 고전적인 의미로 죽음과 관계한다”며 “물론 백색, 녹색순교 등으로 죽음 없이 철저하게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으로서의 순교개념이 중세 교회에 등장하지만, 죽음과 관계한 적색순교와는 그 무게가 다르다. 누구에게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고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생명에게 죽음은 필연적 결말이다. 그리고 죽은 자는 말이 없다”며 “그것이 미덕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죽음에 대한 평가는 죽은 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자에 의해 이행되며, 죽음에 대한 호명은 철저히 살아있는 자의 사회적 행위에 의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순교자 추서는 복음의 증언으로 초래된 죽음의 사건에 대한 기억을 후대가 수집하여 해석한 결과로, 해석의 관점에 따라 정치, 사회, 경제, 종교적 비즈니스로 이용될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초기교회의 순교자 추서는 최소한 복음의 증언과 선포의 기능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본다. 물론 ‘누구의’ 진리인가에 따라 이단과 정통 사이에 순교자 칭호 부여에 논란이 없지는 않았지만 초기교회에 가해진 박해로 인한 그리스도인들의 죽음에 대한 해석은 죽음으로 수호하고 선포한 예수의 복음에 초점이 맞추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예수 복음’ 이해에 따라 순교의 의미가 협의가 될 수도 광의가 될 수도 있겠으나 중심은 예수에게 있게 된다”며 “이에 비해 한국개신교의 순교자 추서는 죽임을 당한 자의 ‘예수 복음’ 이해와는 별개로 이데올로기적 해석의 틀로 죽음에 대한 기억들을 선택적으로 수집하고, 이데올로기에 맞게 죽음을 과장하거나 윤색하는 등의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한국개신교회의 순교자 추서의 기준을 최소한으로라도 마련하므로 사회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죽음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한 믿음을 회복하고 선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권위 회복은 국가지배이데올로기에 편승하는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삶을 살고 복음의 증거와 선포를 위해 영광스런 죽음을 맞이한 순교자의 영성을 통해 예수에게로 돌아가는데 있다”고 했다.
그는 “진실로 순교자들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신앙의 기본, ‘희망의 원천으로 돌아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본 보기로 삼도록 우리를 독려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기억하며, 그리스도를 본받는 그리스도인,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 한규무 교수(광주대)가 ‘허시모사건과 조선일보 평원지국’이라는 주제로 발제했으며, 전인수 교수(강서대 교수)와 김권정 관장(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각각 논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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