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는 거룩한 노동을 하셨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고, 그 피조물들과 관계를 맺어가시는 후속 노동을 이어가십니다.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시고, 우리에게 창조의 나머지를 맡기셨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서,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 그리고 그가,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 사는 온갖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창1:26) 심지어 하나님은 말 듣지 않는 인간들에게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까지 허락하셨습니다. 창조는 육일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랑이라는 무한한 책임 때문에 창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동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 신성하고 거룩한 것이지만 모든 노동이 그렇지 않습니다. 성찰하지 않는 노동은 남의 것을 빼앗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말씀이 말하는 노동의 바른 의미를 깨달아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도록 하옵소서.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입니다. 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기에, 우리의 언어 역시 중요한 창조가 됩니다. 우리는 언어로 하루에도 수만 개의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노동은 삶 전체입니다. 바울이 빌레몬에게 종이었던 오네시모를 이제부터는 종 이상, 사랑받는 형제로 곁에 있기를 바라는 권고로부터 언어가 어떻게 창조적인가를 찾게 하옵소서.
하나님은 첫 사람 아담에게 피조 세계를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피조물인 인간이 범한 죄악에 대해 무한대의 책임을 지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유일한 피조물로서 좋은 정원사로 세계를 조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게 하옵소서.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 삼천리강산 위해. 하나님 명령받았으니 반도 강산에 일하러 가세.” 자신만을 위한 노동이 아닙니다. 세계 전체를 둘러보며 조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복된 창조적인 노동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생명을 다하여 창조적 노동을 주욱 이어가게 하옵소서. 나를 넘어 전체 피조 세계를 보살피는 좋은 정원사가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80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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