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가 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의 하용조기념채플에서 열린 故 하용조 목사 11주기 추모예배에서 “온누리교회의 부흥·성장·성숙 이면에는 하 목사님의 약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약함을 자랑하는 믿음’(고후 12:7~10)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 목사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고후 12:9)는 말씀에는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하도록 이끄신 하 목사님의 믿음의 비밀이 담겨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목사는 “하용조 목사님은 두 가지 면에서 사도 바울을 닮은 목회자였다”며 “첫째는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삶을 불태웠으며, 두 번째로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했다”고 했다.
이어 “이 두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육체의 질병이 가져오는 연약함과 싸우면서도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열정이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고, 도리어 가장 연약한 그 때에 가장 열정적인 헌신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 붕괴 직후에 (하용조 목사는) 그 땅을 직접 가시길 원했고, 비행기 편도 없는 그 때에 UN기에 끼어 타고 파키스탄에서 한 주간 비자를 기다리면서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며 “또한 투석치료를 받아야 했기에 일본에 머물 때에도 하 목사님은 자신을 일본에 선교사로 보내셨다고 생각하고, 러브 소나타, 일본 두란노, CGN 사역에 집중했다”고 했다.
이어 “일본 목회자들이 그러한 사실을 후에 깨닫고 하 목사님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고, 일본 선교 150주년을 맞이하는데, 많은 교계 지도자들과 세계 지도자들이 있지만, 마음을 같이하여 하용조 목사님을 강사로 모시는 계기가 되었다”며 “지금까지 러브 소나타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가 되었으며, 일본 목회자들의 마음속에 우리 때문에 하 목사님이 빨리 돌아가셨다는 일종의 자책감도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 목사님은 바울처럼 하나님께 가시 같은 질병이 떠나도록 기도하고 노력했다”며 “그러한 하나님의 뜻이 육체의 고난을 품고 사역해야 함을 깨달았을 땐,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하는 일을 택하셨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가시가 떠나도록 기도했을 때 하나님의 응답을 고린도후서에 기록하고 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고후 12:9)라는 말씀을 받은 후에 사도 바울은 자신의 약한 것들에 대해 크게 기뻐하며 자랑한다고 고백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사도 바울과 하 목사님이 발견한 진리는 무엇인가”라며 “그리스도의 능력은 자신의 강함을 기뻐하며 자랑하는 사람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하는 사람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린도후서를 시작하면서 사도 바울은 자신이 결코 하고 싶지 않았던 자랑을 해야만 했다. 그것은 자신의 신비한 체험, 곧 셋째 하늘을 경험한 체험”이라면 “원치 않은 일이지만 불가피하게 이러한 고백을 하는 것은 사도 바울을 공격하는 많은 이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바울을 대적하며, 바울에게는 이러한 체험이 없는 것처럼 비하했다. 바울의 사도권을 인정하지 않고, 또 그를 매도하는 이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울은 이들을 대항하여 자신을 변호하고, 자신에게도 그들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영적 체험이 있음을 말해야만 했다. 그래서 14년 만에 어쩔 수 없이 이러한 고백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그것은 지극히 큰 계시를 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도 바울의 고백은 그것을 자랑하며 자신을 변호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극히 큰 계시를 체험한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것보다 도리어 자신이 받은 지극히 아픈 가시를 더 자랑했다”고 했다.
그는 “셋째 하늘을 본 체험을 말하면서 자신을 변호하지 않았고, 이러한 체험들이 나에게 있지만, 진정 자랑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약함 속에 능력을 베풀어 주셨던 그리스도의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체험을 넘어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던 육체의 가시 그리고 자신의 연약함을 더 자랑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많은 기적과 체험이 있으면 하나님의 은혜가 족하다고 고백할 것 같지만, 우리는 더 많은 기적과 체험을 원하고 바랄 것”이라며 “도리어 하나님의 은혜가 족하다는 고백은 자신의 약함 속에서 그리스도의 능력을 체험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세는 인간에게 있는 강점이 하나님 앞에서는 큰 약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인물”이라며 “모세가 부르심을 받아 지도자가 된 것은 애굽왕국 40년의 훈련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강점으로 살인을 저질렀고, 광야에서 40년을 살아야만 했다. 도리어 그가 미디안 광야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과 자신은 말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깊은 열등감마저 그를 사로잡았을 때, 하나님은 그를 부르셔서 지도자로 사용하셨다. 하나님은 그가 강점을 다 내려놓고, 약함에 처할 때까지 기다리신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아브라함은 인간적으로는 지극히 연약함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그 약함 때문에 도리어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고, 믿음의 조상으로 부름을 받았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자녀를 가질 수 없었고, 그의 부모는 우상을 섬기는 가정이었으며, 그는 갈대 우르에서 부름을 받아 가나안 땅에 아무런 유업도 없는 연약한 인생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브라함에게 있었던 모든 연약함이 도리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는 통로가 되었다”며 “예수님의 능력은 예수님이 행하신 모든 기적에서보다 십자가의 약함에서 나타난다. 사람들이 예수님이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을 보고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 땅에서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왕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바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강한 능력을 보여 달라고 할 때 예수님은 거절하고 그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그들을 제자로 부르시지 않았다.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지극히 연약한 모습으로 죽으셨다”며 “그러나 그 십자가에 나타난 연약함 속에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났다. 바울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은 지금도 살아 계셔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하 목사님의 삶을 주장하셨다”고 덧붙였다.
또 “언젠가 개인적인 자리에서 하 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분명히 기억한다. ‘온누리교회가 지금까지 성장하고 쓰임 받고 성도들이 성장하고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하며 하나 된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라고 물으셨고, ‘내가 많이 아팠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많은 아픔 속에서 하 목사님은 연약함 속에 부족한 에너지를 가지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가장 우선적인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내가 아픔으로 성도들이 불필요한 것을 가지고 다투지 않고,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며, 성도들이 더 하나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약함을 다른 그 무엇으로 감추려 하지 않고, 그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하는 믿음”이라며 “우리의 강함을 통해 일하시기보다 우리의 약함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하 목사님의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있는 강함은 우리를 교만하게 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게 만든다”며 “온누리교회가 대형교회가 되어 많은 사역을 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강함이라고 여기는 순간, 하나님은 온누리교회를 사용하지 않으실 것이다. 그러나 하 목사님께 있었던 약함을 기뻐하고,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믿음으로 우리가 하나 된다면 하 목사님이 꿈꾸셨던 사도행전적 교회를 세월이 흘러 갈수록 이루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주님의 은혜는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우리에게 충분하다. 때로 과거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기는 쉽다. 또 미래를 바라보며 은혜를 바라기는 쉽다”며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은 현재의 고통에 대해 주님의 은혜를 믿는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어떠한 고통이 있든지 주님의 은혜는 그것보다 더 큰 것이다. 그것이 믿음이다. 하 목사님이 아픔을 주변에 내색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주님의 은혜가 더 크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을 본 받아 온누리교회가 하나님 앞에 더 쓰임 받도록 결단하는 11주기가 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날 예배는 이상준 목사(온누리교회)의 축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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