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만 5세 초등 입학' 학제개편 추진과 관련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반발이 일자 "확정된 것이 아니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박 부총리는 1일 오후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약식 기자회견인 도어스테핑을 열고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오는 2025년부터 만6세에서 만5세로 1년 당기는 학제개편 추진안에 대해 "학부모들의 우려가 많은 점도 알고 있다"며 "열린 자세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예정된 의견수렴 과정을 묻자 "학생 1만명, 학부모 1만명 최대 2만명 대상의 설문조사와 이달부터 전문가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유보통합 사례를 언급하며 "정책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굉장한 난관이 있고, 국가 책임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만5세의 초등학교 입학이 발달상 이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만약 만5세가 입학할 경우 초1 교과과정도 기존과 다른 과정으로 바뀌고 학교 공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부분을 염두해뒀다"며 "초1·2에 대해서는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돌봄을 저녁 8시까지 하겠다는 제안들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학제개편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시나리오 단계"라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박 부총리는 학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오는 2025년부터 취학연령을 3개월씩 순차적으로 4년에 걸쳐 앞당겨 입학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이에 대해 "그날도 시나리오라고 말했고 이날 인터뷰에서 그게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씀 드렸다"며 "그러한 대안들을 열어놓고 토론을 통해 합의 과정을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 부총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너무나 많은 우려사항(이 있고), 어떤 선호도가 낮다고 한다면 사실은 12년에 갈 수 있겠다. 1개월씩 당겨서"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취학연령을 1개월씩 12년 동안 앞당기는 것으로, 당초 발표처럼 3개월씩 4년 동안 입학연령을 낮출 경우 과밀학급이 형성되고 입시·취업 경쟁이 심해진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부총리는 이 같은 학제개편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출발선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공정한 교육기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검토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박 부총리는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입직 연령(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나이) 단축 역시 그는 "부차적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만 5세 아이들이 초등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지적에 박 부총리는 '탄력적 수업'을 거론했다.

박 부총리는 "수업 시간에 탄력적 운영도 좀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1학년 학생들에 대해서는 벨을 울리는 시간을 조금 다르게 갈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안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사항을 주신다면 앞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갈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한 발 물러섰다.

초등 입학 시기가 단축되면 학부모들이 돌봄 공백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오히려 입학시기 단축으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부총리는 "우리는 지금 초등 1~2학년에 대해서는 저녁 8시까지 돌봄을 보장할 계획"이라며 "초등 1~2학년에서는 이러한 시설(돌봄)을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여건이 된다면 조기 입학을 통해 아이들을 더 많이 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선진국 다수에서 만 5세 입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서 초등학교로 넘어가는 전환기적 과정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나라마다 이 킨더가든을 운영하는 형태가 상이하고 어차피 (5~7세가) 전환기적 과정이잖나"라며 "칼로 무 자르듯이 이 학년은 유치원, 이 학년은 초등학교고 이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전환기 과정에서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갈 때 적응을 잘 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만 5세 입학을 하는 나라는 4개국 밖에 없으며, 한국 등 26개국은 만 6세를 입학시킨다고 지적됐다.

지난달 29일 박 부총리는 초등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앞당기고, 이에 따라 대학까지 모든 학제의 입학 시기를 1년씩 당기는 학제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업무 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3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진행된 반대 서명에 12만9253명이 참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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