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5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지난 6월5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한국전쟁 정전 협정일이 69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일각에선 우리 사회에서 한국전쟁 휴전일의 의미가 잊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이 아직 전쟁 중인 휴전국인 만큼 시민들도 정전 협정일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학계 등에 따르면 정전협정은 1953년 7월27일 유엔군 사령관과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 사이에 체결됐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정전에 동의하지 않아 한국은 협정 서명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았다.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이날은 정전 협정일이 아닌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로 남아있다. 유엔군 참전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정부는 지난 2013년 ‘유엔군 참전의 날’이라는 법정 기념일을 제정했다.

이후 국가보훈처 등 유관 기관들은 거의 매년 7월27일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개최해오고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전 휴전일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실정이다.

직장인 신모(24)씨는 “정전 협정일이 언제인지 알고 있긴 하지만 이날을 중요한 날로 인식하고 있진 않다”며 “학교에서도 관련 내용을 깊게 배우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7)씨도 “솔직히 오늘이 정전 협정일인지도 몰랐다”며 “6·25나 현충일도 별 생각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정전 협정이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박모(31)씨 역시 이날이 법정 기념일인지 몰랐다며 “6월은 현충일 등이 껴 있어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7월에도 관련 기념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했다.

한편 미국 등 해외 한국전쟁 참전국들은 정전 협정일에 맞춰 참전 용사들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 휴전일을 기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미국 상·하원은 지난 2009년, 7월27일을 6·25 참전용사를 기리는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성조기를 조기로 다는 ‘한국전 참전용사 인정법(Korean War Veterans Recognition Act)’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미국은 미국 워싱턴D.C에 6·25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을 건립해 이날 준공식을 열었다. 추모의 벽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3만6634명의 미국 병사와 7174명의 한국군 카투사 등 전사자 총 4만3808명의 이름을 새긴 화강암판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일각에선 우리 사회에서도 정전 휴전일을 기리는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재향군인회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엄연히 남북간 군사분계선이 그어져 있는 휴전국”이라며 “군사 안보를 중심으로 우리 국민이 경각심을 갖고 과거에 대한 교훈을 되새겨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기억이 없는 젊은 세대에게도 경각심을 줄 수 있는 학교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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